삶을 비관해 자살을 결심한 50대 남자가 경찰관의 끈질긴 설득으로 소중한 생명을 건졌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후 5시17분께 한강대교 중간 부분에서 홍모(50.무직) 씨가 난간에 매달려 있는 것을 지나가던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한강로지구대 소속 정석균(40) 경사, 노현창(30) 순경이 현장에 도착해보니 홍씨는 다리 난간 바깥 쪽에 서서 양 손을 뒤로 뻗어 난간을 붙잡은 채 위태롭게 서 있었다.
경찰관이 다가오는 것을 본 홍씨는 "다가오면 뛰어내리겠다. 이미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금방이라도 차가운 강물 위로 몸을 던지려 했다.
정 경사와 노 순경은 "지금 빠져 죽으면 너무 춥지 않겠느냐", "일단 우리랑 소주 한 잔 하면서 사정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면서 5분 간에 걸쳐 끈질지게 설득작업을 펼쳤다.
이윽고 홍씨가 점점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망설이는 빛을 보이자 두 경찰관은 동시에 달려들어 각각 홍씨의 목과 양팔을 붙잡아 난간 안쪽으로 끌어올렸다.
홍씨는 경찰에서 "경기도 포천시에서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왔다"면서 "일을 하고 싶어도 몸이 약해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자살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토로했다.
경찰에서 간단한 조사를 마친 뒤 홍씨를 귀가조치한 정 경사와 노 순경은 "또 다시 아까운 한 생명이 사라질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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