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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상희 후보, ‘평택에 무장병력 투입하자’ 제안

등록 2008-02-25 07:58수정 2008-02-25 21:45

이상희 국방장관 후보
이상희 국방장관 후보
“ ‘○○분자들을 제압하고’ 표현…살벌한 분위기”

이상희(63) 국방장관 후보가 합참의장 재임 시절 미군기지 평택 이전과 관련해, 시위대에 맞서 무장 병력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후보는 합참의장이던 2006년 4월 하순께 평택기지 터 주위로 주민과 시위대의 접근을 막는 철조망을 설치하는 내용의 이른바 ‘와이(Y, 용산기지 이전을 의미) 지원 작전계획’을 입안해 윤광웅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고했다. 이 후보는 철모와 군화를 착용하고, K-2 소총 등 총기로 무장한 병력 3천여명을 투입하는 방안을 직접 보고했다고 당시 배석한 국방부 핵심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날 보고엔 국방부에서 황규식 차관과 김영룡 혁신기획본부장, 안정훈 대변인 등이, 합참에서 김태영(현 1군 사령관) 작전본부장 등이 배석했다.

한 배석자는 “이 후보는 당시 작전병력과 진입경로 등이 적시된 작전요도를 펼쳐놓고는 ‘○○분자들을 제압하고’처럼 시위대를 군사적 진압작전의 대상으로 삼는 표현을 쓰는 등 살벌한 분위기였다”며 “평택기지에 반대하는 주민과 학생들도 뜻이 다른 국민일 뿐인데, 무장병력을 투입해 진압하자는 발상에 여러 참석자들이 경악했다”고 전했다. 다른 배석자는 “이 후보가 보고한 합참 작전계획은 실탄은 개별지급은 하지 않고 ‘별도보관’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었다”며 “지휘관이 보관하지만,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 상황이 급박해지면 군과 시위대가 직접 충돌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이 때문에 보고 뒤 김영룡 본부장과 안정훈 대변인 등 국방부 쪽 참석자들이 별도 협의를 하고 윤 장관에게 ‘비무장’ 접근을 긴급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건의를 받아들인 윤 장관의 지시로 합참은 이후 체육복 차림의 비무장 병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최근 국방부 차관에서 퇴임한 김영룡 당시 본부장은 “‘5·18 광주’를 겪은 우리 군이 만에 하나라도 무장한 채 국민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져선 안된다고 봐, 여러 분들과 뜻을 합쳐 건의했다”며 “국방장관은 민-군 관계 등 다양한 측면을 판단해야 하는 자리인데, 이 후보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 과연 적격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배석한 한 인사도 “이 후보가 장관이 되면, 자칫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쪽에 대한 군사적 대응 중심의 시각이 여과 없이 집행되는 결과를 빚지나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보좌관을 통해 “당시 보고는 부대 이동 때 편제된 화기와 총기를 지참해 우발침투 등 비상시에 대응하도록 한 규정에 따른 것일 뿐, 현장에서 실제 진압용으로 쓰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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