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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결혼 때문에 다 못한 학업 56년 만에 마쳤어요”

등록 2008-02-25 20:05

이대 ‘금혼학칙 폐지’로 재입학해 졸업한 77살 이향섭씨
이대 ‘금혼학칙 폐지’로 재입학해 졸업한 77살 이향섭씨
이대 ‘금혼학칙 폐지’로 재입학해 졸업한 77살 이향섭씨
25일 열린 이화여대 학위수여식에서는 이향섭(77·국문학과·사진)씨가 56년 만에 학사모를 썼다.

이씨는 지난 1952년 국문학과에 입학했지만 곧 결혼을 하게 돼 학교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금혼제라는 학칙과 결혼 생활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문학에 대한 이씨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결혼 뒤 4남매를 키우며 시인으로 등단해 현재 활동 중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03년 금혼제 학칙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접한 이씨는 이듬해 3월 재입학했고, 나이든 몸으로 꼬박 4년 동안 공부한 끝에 졸업장을 받게 된 것이다.

학교로 돌아왔지만, 다시 시작한 공부가 쉽지는 않았다. 이씨는 “어린 학생들과 다르지 않게 시험은 어렵고 방학은 좋았다”며 웃었다. 이씨는 “리포트와 시험이 어려웠는데, 교수들이 (내가) 재입학생인지도 모르고 에누리없이 학점을 너무 정확하게 줘서 점수가 잘 안 나왔다”며 “시험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더구나 이씨는 서울에서 ‘유학 생활’을 해야 했다. 학기 중에는 서울에 있는 아들 집에서, 방학 중에는 집이 있는 부산에서 지냈다. 이씨는 “학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쉰다는 생각을 하면 어찌나 좋던지, 방학의 설렘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었다”고 말했다.

졸업식을 마친 이씨는 “50년이 넘도록 항상 마음 속에 졸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왔는데, 이제 이렇게 학사모도 쓸 수 있게 되니 좋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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