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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차명계좌 흐름 파악 목적, 금감원 ‘면죄부 검사’ 우려

등록 2008-02-26 20:26수정 2008-02-26 22:26

특검, 금감원에 삼성증권 특별검사 요청
계좌규모 방대해 영장 필요없는 금감원 손 빌려
금감원 “금융법 위반만 검사” 비자금조사 안할듯

삼성 특별검사팀의 요청을 받은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에 대해 특별검사를 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 의심 계좌에 담긴 돈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 임직원과 그 가족 3090명의 이름으로 된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을 삼성의 비자금으로 보고 있다. 윤정석 특검보는 ‘지록위마’의 고사성어를 인용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다 ‘사슴’(비자금)인데, 삼성은 사슴을 ‘말’(개인 돈)이라고 하고 있다”며 “여러가지로 봐서 비자금이란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추적해야 할 계좌의 규모가 워낙 방대하고 현금으로 입출금된 계좌가 많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명 의심 계좌와 연결된 계좌를 추적할 때마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법원이 영장을 까다롭게 심사하는데다 현금으로 들고 난 경우 연결된 계좌 추적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검팀은 영장 없이도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금감원에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는지, 불법자금으로 의심되는 2천만원 이상의 자금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했는지 등 금융관련법 위반 사항만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차명 의심 계좌의 거래내역을 통해 비자금인지를 따지는 조사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알맹이가 없는 조사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최한수 경제개혁연대 팀장은 “금감원이 검사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면죄부 검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금감원이 삼성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금감위와 금감원은 지난 21일 김용철 변호사의 차명계좌를 운용한 우리은행에 대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부분만 조사해 ‘기관 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특검팀은 금감원이 금융관련법 위반 여부에 한정해 검사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차명 의심 계좌의 거래내역을 들여다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도 금감원이 우리은행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 조사 때 김용철 변호사가 지목한 차명계좌 세 개 외에도 김 변호사 명의로 된 모든 우리은행 계좌의 거래내역을 살펴본 점에 주목해, 금감원으로부터 조사 자료 일체를 넘겨받기도 했다.


고제규 김경락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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