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서 추격하던 순찰차에 돌진해 경관 부상
10대 고교생들이 수배 차량을 몰고 시속 100㎞의 속도로 20여분 간 서울 강서 지역 일대를 질주, 경찰과 쫓고 쫓기는 영화같은 추격전이 벌어졌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고교생들은 도주로를 가로막은 순찰차에 그대로 돌진해 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에게 부상까지 입히고 또다시 도주하기도 했다.
27일 서울 양천경찰서 신월1지구대에 따르면 이 지구대 소속 장모(47) 경위 등 경찰관 2명이 양천구 신월5동 이마트 뒷길에서 차적 조회를 하던 중 수배차량인 흰색 액센트 승용차를 발견한 것은 지난 25일 오전 1시30분께.
차 안에 고교생들로 보이는 남녀 5명이 타고 있는 것을 본 장 경위 등은 운전자를 조사하기 위해 운전석 쪽으로 접근했지만 안에 타고 있던 정모(17.고교1)군 등은 갑자기 시동을 걸고 공수사거리 방향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즉각 지구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맹추격에 나섰지만 액센트 승용차는 시속 100㎞ 안팎의 속도로 신호를 무시하고 중앙선까지 넘나들며 도주해 쉽게 따라잡을 수 없었다.
신월IC 근처까지 달아나다 다시 불법 유턴해 화곡역 방향으로 도주하던 정군 등은 결국 강서제일병원 부근에서 자신들을 추월해 도주로를 차단한 장 경위 등에 의해 검거됐다.
특히 정군 등은 순찰차가 자신들의 진로를 차단하자 그대로 돌진해 순찰차와 충돌, 장 경위 등에게 상처를 입힌 뒤 다시 유턴해 달아나다 앞서가던 영업용 택시를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춰섰다.
이들이 검거되기까지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시간은 대략 20여분. 경찰은 "이들이 도주하면서 신호를 수십 차례 위반하고 중앙선까지 넘나들어 길을 건너던 행인까지 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사결과 차를 운전한 정군과 이모(17)군 등은 운전면허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차는 최근 세뱃돈으로 받은 120여 만원으로 인터넷 중고차 매매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장 경위는 머리와 목을 다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고교생들은 얼굴에 찰과상 외에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한 정군과 이군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하고 함께 타고 있던 여고생 2명 등 나머지 3명은 풀어줬다"며 "별로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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