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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특검,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소환 조사

등록 2008-02-27 17:36수정 2008-02-28 17:16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27일 오후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 소환돼 기자들이 하는 질문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27일 오후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 소환돼 기자들이 하는 질문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제단 신부 면담 거부..참고인 조사 무산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7일 현명관 삼성물산 전 회장을 소환해 각종 의혹 사항들을 전반적으로 조사했다.

현 전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당시인 1996년 삼성 비서실장이자 구조본(현 그룹 전략기획실)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핵심 피고발인이며 그룹 내 비자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그룹측에 금융계좌 명의를 빌려줬다고 김용철 변호사가 지목한 인물이다.

특히 검찰의 에버랜드 사건 수사과정에서 다른 삼성 관계자들이 "적법하게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전무에게 전환사채를 넘겨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비해 현 전 회장은 "이사회에 참석한 기억이 없다"고 상반된 진술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 출두하면서 "2∼3일 전에 특검측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전달받았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들은 특검 조사에서 답하겠다"고 말한 뒤 8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이사회가 적법하게 열리지 않았던 경위 등 에버랜드 사건 전반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차명계좌 관리 및 비자금 조성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맨 왼쪽)가 27일 한남동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조준웅 특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특검의 참고인 조사 거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맨 왼쪽)가 27일 한남동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조준웅 특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특검의 참고인 조사 거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특검팀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홍라희씨와 미술품을 거래했는지와 비자금이 그림 구매에 쓰였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홍라희씨로부터 서미갤러리 측에 건네진 수표를 추적해 자금 흐름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조사를 받을 당시 `비자금을 통한 미술품 구매를 대행하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특검 조사를 받는 상황을 상당히 곤혹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삼성증권 전산센터 압수수색을 17일째 진행 중이며, 삼성 전.현직 임직원 등의 3천800여개 차명의심 계좌를 대상으로 `의심이 드는 여러 조건'을 확인해 가면서 차명계좌 여부를 가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주선해 특검 수사를 촉발시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4명과 이날 면담을 하고 참고인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사제단측의 면담 거부로 무산됐다.

사제단은 특검팀이 정식 소환절차를 밟지 않은 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는 점에서 독단적이었으며 언론에 대한 정보제공에 소극적이었던 점, 정ㆍ관계 로비관련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사유로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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