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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피해자 전학보내고 가해학생엔 봉사활동”

등록 2005-04-18 15:22수정 2005-04-18 15:22

익산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은폐에 항의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익산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
익산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은폐에 항의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익산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


학교당국, 익산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은폐·축소에 네티즌 반발

밀양에 이어 이번엔 익산? 지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과 유사한 사건이 전북 익산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새전북신문>은 17일 익산지역 중학생 8명이 또래 여학생을 집단성폭행했으며 해당 학교쪽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경찰에 신고하기는커녕 학교끼리 연합해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익산시내 중학생들로 이뤄진 ‘끝없는 질주’ 동아리 회원 ㄱ아무개(15)군 등 8명은 지난해 3월 ㄴ아무개(12)양을 익산시 모현동 모 아파트 ㄴ양의 집에서 차례로 성폭행했으며 같은해 8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익산경찰서는 16일 전주와 익산, 군산 등지에서 활동중인 일진회 회원 등 200여명을 적발했고 이 가운데 여중생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8명 중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3~8월 8명이 또래 여학생 4차례 집단성폭행…6명구속
학교쪽 은폐의혹…피해자는 전학, 가해자는 봉사활동 징계

<새전북신문>은 피해여학생의 학교쪽이 경찰의 수사발표 6개월전에 성폭행 사실을 파악했으나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학교 손아무개 교사가 “지난해 10월께 학생들 사이에서 집단성폭행을 했다는 소문이 돌아 가해학생을 불러 물어본 뒤 사실을 알았다”며 “가해학생 학교 학생부장들과 대책회의를 열어 봉사활동 등의 징계처분을 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손 교사가 “당시 이 사실을 학교장에게 보고했으며 사실을 은폐한 것은 인정하지만, 피해 학생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 전학조처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당시 피해 여학생은 성폭행 후유증으로 방황하다가 일주일간 가출해 한 대학생과 여행을 갔으며, 이를 이유로 학교쪽이 해당 여학생을 ‘원조교제’ 혐의로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토록 조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경찰의 말을 인용해 “수사과정에서 가해 학부모가 이 사실을 지난해 알고 있었으며, 일부는 학교쪽과 상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위신이 떨어진다’며 사실을 덮으려는 학교쪽 비협조로 자칫 수사가 미궁에 빠질 뻔했다”고 전했다. 학교쪽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경찰의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것이다.

들끓는 인터넷…익산교육청, 익명처리 학교 맹폭
“밀양사건 쉬쉬 넘어가니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

이 보도가 <노컷뉴스> 등을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언론에서 익명으로 보도한 학교의 이름이 공개되고 있으며 학교 홈페이지와 익산교육청 홈페이지는 항의글로 도배되고 있다. 해당 기사를 올린 포털 게시판에는 하룻새 200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욕설과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다.

익산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윤희윤’은 “성폭행범에 사회봉사 정도로 징계한다면 훗날 똑같은 범죄를 부르는 일”이라며 “그들이 최소한의 도덕성이 있고 피해 여학생의 상처를 알아야 할 것이니 강력히 처벌해 잘못을 뉘우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은 “밀양 집단 성폭행도 그냥 쉬쉬 넘어갔었는데 익산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정말 화가 난다”며 “당신들의 딸과 조카가 똑같은 일을 당해도 그냥 넘어갈 것인가”라고 혀를 찼다.

“학교의 명예를 위한 은폐? 선생들도 처벌하라”

누리꾼들은 은폐 의혹과 관련해 학교쪽과 교사들의 처벌도 촉구하고 있다.

'johnkth’는 “피해 학생의 부모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선생들이 조직적으로 범죄 사실을 은폐할 수 있느냐”며 “선생들을 우선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교육청 게시판에서 ‘김진’은 “교육자가 할 짓이 따로 있지 학교의 명예를 위해 은폐를 하느냐. 아이들의 처벌에 앞서 관련 선생들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진정한 명예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통탄스럽고 부끄럽다”고 맹비난했다.

‘분노한 학부모’는 “어떻게 학교는 당한 자는 도망가야 하고 짐승같은 자들은 남아 떵떵거리며 자리를 지킬 수 있는가”라며 “이번 사건이 사실이라면 해당교사와 교장은 성폭행 공범자와 같으니 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 가해자 신상공개 요구…선의의 피해자 우려

특히, 누리꾼들은 성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 미니홈피를 공개하라며 항의 글을 남기고 있다. 밀양 성폭행 사건때처럼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명단 좀 올려봐라. 싸이 주소도 공개해라. 얼굴좀 보자.”, “강간학교 밝힙니다. XX중학교. www.XXX.ms.kr. 맹공격합시다.”, “미친 강간범, 미친 교사, 미친 교육청… 싸이주소 공개하라!!”, “신상공개 해주세요. 솔직히 성폭행, 신상공개하면 반은 줄어요. 신상 공개좀 해주세요~ 제발!”

지난해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가 아닌 학생들의 얼굴과 미니홈피, 핸드폰 번호 등이 인터넷 게시판에 공개돼 인권침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한편, 전라북도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교와 익산시교육청을 상대로 교육당국의 은폐의혹에 대한 진상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라북도교육청도 이 사건에 대해 지난해 대략적 상황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은폐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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