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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졸업선물 명품 아니면 안받아” 노골적인 교수님

등록 2008-02-29 19:21수정 2008-02-29 19:32

10만원짜리 스카프 퇴짜…고가 선물 관행 여전
‘그냥 상품권으로’ ‘이번에 디카 필요’ 말하기도

“지도 교수에게 10만원짜리 스카프를 건넸다가 바로 퇴짜를 맞았어요.”

지난 25일 ㅇ대 대학원을 졸업한 박아무개(27)씨는 친구 여동생의 경험담이 믿기 어려웠다. 대학원 석사를 마치며 교수한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졸업 선물을 건넸다가 면박만 당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친구 동생이 그 교수 밑에서 계속 공부를 해야 해 도저히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교수가 ‘나는 명품 브랜드의 스카프 이상이 아니면 안 받는다’고 했다 하더라”며 “그 교수는 30만원대 선물을 받는 것으로 학교 안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한다”고 말했다.

졸업철에 일부 교수들이 졸업생들에게 값비싼 선물을 은근히 요구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주로 교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대학원 졸업생들이 그 대상이다.

ㅇ대 대학원의 한 졸업생(27)은 “교수들 가운데 ‘나는 그냥 상품권으로 주라’고 하는 분도 있고, ‘이번에 디지털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말한 분도 있다”고 전했다. 대학원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한마음 교사되기 카페’의 익명 게시판에는 “(졸업 선물로) 지도교수 30만원, 그 외 교수 10만원 선이라는데, 부모님께 용돈 받는 처지라 정말 걱정이다. 뒷마무리 대충했다가는 찍힐 것 같다” 등의 글도 올라와 있다.

서울 강남의 ‘구찌’ 판매점 직원은 “졸업식을 앞두고 교수들 선물을 고르러 오는 학생 손님들이 많은데, 특히 일부 여대 교수들이 우리 제품을 선호해 이들 학교 졸업생들이 특히 많이 찾았다”며 “교수들이 좋아하는 가죽가방 값은 100만원대이고, 지갑은 50만원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졸업생들은 불만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ㄱ대 석사과정의 최아무개(28)씨는 “박사과정을 밟거나 취직을 부탁해야 할 학생이면 당연히 교수한테 잘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원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은 “값비싼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교수 스스로 품위를 실추시키는 행위이고, 관행이라 하더라도 교수들이 선물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w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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