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3·1절 마라톤대회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최고령 할아버지(왼쪽부터)·엄마와 함께 휠체어로 달리는 어린이·완주 기쁨을 나누는 모자 등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3·1절 마라톤 5000여명 참가 성황
‘친일청산 깃발’ 권점식씨 부자 2년연속 참가
85살 최근우씨 10㎞ 완주… 동호회·가족 늘어
‘친일청산 깃발’ 권점식씨 부자 2년연속 참가
85살 최근우씨 10㎞ 완주… 동호회·가족 늘어
초등학생부터 80대 중반 할아버지까지 5천여명의 건강한 달림이들이 ‘3·1 정신’을 기리며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일원의 도로를 수놓았다. <한겨레>와 <와이티엔(YTN)>이 이날 공동주최한 제2회 3·1절 마라톤대회는 쾌청한 날씨 속에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 달리기 기쁨 만끽=17차례 풀코스 완주를 한 여자 하프코스(21.195㎞) 준우승자 강성자(47)씨는 1시간30분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는 “원래 내 기록(1시간27분)보다 뒤졌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고 참석자도 많아 대회 분위기는 최고”라고 기뻐했다. 남자 하프에서 1시간19분으로 우승한 윤운섭(47·자영업)씨는 “개인 최고기록이 나왔고, 덕분에 마라톤 경력 4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까지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풀코스를 10차례 완주했고, 2시간56분의 풀코스 최고기록을 지닌 이병희(39·건축업)씨는 막판에 윤씨에게 선두를 내준 뒤 “컨디션이 최고가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 ‘85살 노익장’ 과시=출발 1시간30분이 지나서는, 올해 85살인 최근우씨가 두 손을 흔들며 10㎞ 결승선에 도착해 참가자들과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52살에 마라톤에 입문해 마라톤 경력 33년째인 그는 “마라톤 시작 6년 만에 춘천에서 열린 10㎞ 마라톤대회에서 35분대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며 “풀코스를 14차례 완주했는데, 이젠 즐거운 마음으로 단거리만 출전하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 부부 참가자 눈길=여자 10㎞에서 41분대로 우승한 박진숙(42)씨는 ‘왜 마라톤을 즐기느냐’는 물음에 “몸매가 아가씨같아 보이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10여분 뒤 결승선을 끊은 남편 고재석씨를 반갑게 맞이했다. 10㎞만 3번째 도전한 주부 이미순(49)씨도 50분 이내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전을 펼쳤다. 평소 요가와 헬스로 몸매를 가꿔왔다는 이씨는 “요가가 유연성과 침착성을 키워준다면 마라톤은 인내심과 지구력을 키워준다”면서 “남편이 국가보훈처 마라톤팀에서 활동하는 걸 계기로 달리기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이씨의 남편 이강욱(50)씨 역시 10여분 늦게 결승선에 들어왔다.
■ 친일청산 깃발 든 부자=오는 8월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자 회원 권점식(55·회사원)씨와 아들 지훈(25)씨는 친일청산 깃발을 들고, 각각 하프코스와 30㎞코스에 도전했다. 아버지 권씨는 1시간45분에 완주했지만, 아들은 페이스 조절 실패로 중간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다. 아들 권씨는 “3·1절 마라톤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존경심을 더 깊이 새기게 됐다”고 했다. ■ 여자 30㎞ 2연패=지난해에 이어 이번 대회 30㎞ 여자부에서 2연패(2시간16분)를 달성한 김영아(34·외환은행)씨는 “연습을 못해 작년보다 기록이 9분 가량 늦었다”며 “2주 뒤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자원봉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남자부 30㎞를 1시간51분33초로 우승한 박병준(41·회사원)씨는 “풀코스 최고기록이 2시간34분이지만, 건강을 위해 하프 위주로 많이 달린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동호회(76명), 노원구청(44명), 광진구청(39명)은 최다참가 단체상을 수상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 친일청산 깃발 든 부자=오는 8월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자 회원 권점식(55·회사원)씨와 아들 지훈(25)씨는 친일청산 깃발을 들고, 각각 하프코스와 30㎞코스에 도전했다. 아버지 권씨는 1시간45분에 완주했지만, 아들은 페이스 조절 실패로 중간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다. 아들 권씨는 “3·1절 마라톤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존경심을 더 깊이 새기게 됐다”고 했다. ■ 여자 30㎞ 2연패=지난해에 이어 이번 대회 30㎞ 여자부에서 2연패(2시간16분)를 달성한 김영아(34·외환은행)씨는 “연습을 못해 작년보다 기록이 9분 가량 늦었다”며 “2주 뒤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자원봉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남자부 30㎞를 1시간51분33초로 우승한 박병준(41·회사원)씨는 “풀코스 최고기록이 2시간34분이지만, 건강을 위해 하프 위주로 많이 달린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동호회(76명), 노원구청(44명), 광진구청(39명)은 최다참가 단체상을 수상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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