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씨 4일 부르기로
차명의심계좌 3800개중 1300개 차명 확인
차명의심계좌 3800개중 1300개 차명 확인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이번 주말께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3일 이 회장의 소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워낙 중요한 문제라서 언제 출석할지 구체적인 날짜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 만료일(9일) 전인 이번 주말께 이 회장을 조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1차 수사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1차 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수사 기간을 연장한 뒤 이 회장을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팀은 이 회장 조사에 앞서 홍석현(59) 중앙일보 회장을 4일 오후 2시에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홍 회장은 에버랜드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 의심 계좌 3800여개 가운데 1300여개가 차명계좌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특검보는 “이 가운데 특검팀 자체적으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차명계좌로 확인한 계좌는 600여개 정도 된다”며 “비밀번호가 서로 일치하는 등 여러 조건상 차명계좌가 분명한 나머지 700여 계좌는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옥정도(61) 전 삼성생명 이사를 불러 차명 의심 계좌 보유 경위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2002년 대선 무렵 삼성이 정치권에 뿌린 국민주택채권과 관련해, 지난해 2월 채권 12억원어치를 사들인 이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채권은 후배 소개로 만난 사람한테서 샀는데, 삼성증권에서 펀드나 채권 쪽 일을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이(e)삼성 관련 주식매입 사건의 피고발인 가운데 한 사람인 유석렬(58) 삼성카드 사장도 조사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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