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은 내가 보호해야 할 사람”…김석원 석방로비 혐의 부인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정아씨는 3일 "성곡미술관 전시와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 나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려 해서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의 대여금고 존재사실을 폭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이날 서울 서부지법 형사1단독 김명섭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전시회나 기업 조형물 설치 등을 두고 나와 관련된 금전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자 '이건 아니다' 싶어 쌍용 (대여금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2004년 2월 초 박문순 관장이 불러서 가보니 뇌종양 진단을 받았던 어머니 명의로 대여금고를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가족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박 관장의 부탁에 따라) 대여금고를 2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여금고를 만들자마자 열쇠를 모두 박 관장에게 줬고 그 내용물도 박관장 개인의 보석이나 돈일 것으로 추측했을 뿐 전혀 몰랐다"며 "우리 집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결국 대여금고 열쇠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검찰은 신씨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신씨가 기업체 등에 조형물 판매를 알선해 주는 대가로 조각가들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챙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했으며 신씨 명의의 대여금고에서 2억 원 상당의 외화도 찾아냈었다.
신씨는 또 이날 공판에서 "박문순 관장은 내가 모시는 분이기도 했지만 변양균 실장은 내가 최대한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었다"며 김석원 전 회장의 석방 과정에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김 전회장 구속 이후 박 관장이 재판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했다"며 "변 실장에게 물어보니 '내가 알수 있는 게 아니다. 혐의가 개인횡령이라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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