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3일 추락한 유엔 소속 헬기에 탑승한 한국군 박형진(육사38기.50) 중령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한국군 관계자와 한국 대사관측이 밝혔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군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현지 유엔 본부에서는 박 중령이 사고 헬기에 탑승한 것을 확인했으며, 사고 헬기가 전소돼 생존자가 없는 만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리는 "현지 경찰이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아직 박 중령의 사체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주(駐) 네팔 한국대사관측도 박 중령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사고 헬기에는 박 중령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감비아, 스웨덴 국적의 유엔 네팔 임무단(UNMIN) 옵저버 4명과, 승무원 3명, 현지 군 관계자 4명 등 총 11명이 탑승했으며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가운데 현지 경찰과 군 당국이 신원을 확인한 것은 신분증을 소지했던 조종사 1명 뿐"이라며 "나머지는 화재로 인한 사체 훼손이 심해 지금은 신원파악이 어렵다"고 부연했다.
관계자는 이어 "사고가 발생한 라메찹은 히말라야 산맥 자락으로 차량 접근이 불가능해 구조대가 도보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곳"이라며 "또 밤인데다 날씨까지 좋지 않아 현장 확인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날이 밝은 뒤 UNMIN 당국이 감식반을 동원, 현장 조사를 마쳐야 사체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박 중령은 작년 1월 유엔 안보리 결의(1740호)에 의해 창설된 유엔 네팔 임무단(UNMIN)에 같은 해 3월 옵서버 자격으로 파견돼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UNMIN에 파견된 한국군 장교는 박 중령을 포함해 중령 2명과 소령 3명 등 모두 5명이다. 이들은 네팔 정부군과 반군간의 충돌 예방을 위한 감시활동과 미회수된 반군의 무기 및 탄약 회수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카트만두에 본사를 둔 트리부반 인터내셔널 항공의 고위 관리인 모한 프라사드 아디카리는 AFP 통신에 "동부 라메치합에 갔던 유엔 헬기가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도중 무선 교신이 끊겼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 목격자는 악천후를 만난 헬기가 불길에 휩싸인 뒤 추락했다고 전했으며 네팔 현지 경찰과 구조 당국 관계자는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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