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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 항모서 긴급수술 한국해군 살렸다

등록 2008-03-04 20:09

한·미 연합 훈련중 맹장염
니미츠호로 이송 생명건져
“급성 충수염 환자가 발생했다. 긴급 수술을 요한다.”(강감찬함)

“알았다. 우리가 맡겠다. 즉시 환자를 옮겨라.”(니미츠호)

지난 3일 저녁 7시께 키리졸브 연습을 위해 동해에 배치된 한-미 두 나라 해군 함정 사이에 긴급 교신이 오갔다. 한국형 구축함 강감찬함이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호에 보내는 협조 요청이었다. 이송 대상은 강감찬함의 무기 담당 부사관인 김성준 중사였다. 갑자기 복통을 호소한 김 중사를 진단한 결과는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복막염으로 번져 목숨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위급 상황이었다.

하지만 2m의 높은 파도에 흔들리는 4500t급 강감찬함에서는 수술이 어려웠다. 짙은 황사와 구름 탓에 170㎞ 떨어진 포항까지 헬기 운항도 불가능했다. 다행히 인근 수역에는 니미츠호가 합동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다. 5천여명이 근무하는 니미츠호엔 수술 인력과 장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9만7천t의 거대한 선체는 웬만한 파도에는 미동조차 않는다.

이송용 헬기는 최신예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에서 보내왔다. 김 중사와 군의관, 통역장교를 태운 헬기가 밤 9시5분께 니미츠호 갑판에 착륙했다. 방사선 촬영 등 검사를 거쳐 시작된 수술은 4일 새벽 1시49분께 성공적으로 끝났다. 수술에 참여한 군의관 루이스 리베라 소령은 “조금만 더 늦었으면 곪은 곳이 터져 복막염으로 전이될 뻔했다”며 “한-미 연합훈련 도중 동맹국의 소중한 전우를 구하게 돼 매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0년에도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했던 한국 잠수함 승조원이 태평양 한가운데서 미군의 도움으로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아 생명을 건진 바 있다. 1988년 체결한 한-미 군수지원협정은 상대국 응급환자에 대해 자국군 수준의 대우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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