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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중앙일보 기자 4~5명, 취재진과 고성·몸싸움

등록 2008-03-04 21:06수정 2008-03-04 23:35

홍석현 회장 특검조사 받던 날
“영상팀 촬영장비로 시위자 구석으로 몰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4일 오후 2시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검은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도착했다. 갑자기 내리는 눈발과 함께 80여명의 취재기자들이 홍 회장을 맞았다.

홍 회장 곁에는 2005년 ‘엑스파일’(안기부 도청 녹취록)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하던 홍 회장을 일본에서부터 수행했던 이아무개(48) 이사(당시 사건사회부장)가 지키고 있었다. 이 이사는 지난해 김용철(50) 변호사가 몸담고 있던 법무법인에 ‘김 변호사를 조처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 사건을 수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특검 사무실 주변은 홍 회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홍 회장을 보호하려는 중앙일보 직원, 그리고 삼성의 부당해고에 맞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스디아이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특검 사무실 주변과 한남대교 난간에 경찰 병력 1개 소대(40명)가 배치됐다.

홍 회장이 수사기관에 출석할 때마다 어김없이 되풀이됐던 중앙일보 쪽의 ‘과잉 수행’은 이날도 재현됐다. 홍 회장이 특검 사무실 건물로 들어서자 포토라인 뒤쪽에 서 있던 해고노동자 전순선(29·여)씨가 ‘시급 3400원, 한달 500시간. 초일류 삼성의 현실’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어올렸다. 순간, 중앙일보 조인스 영상취재팀 기자가 촬영장비를 이용해 전씨를 건물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전씨는 “홍 회장이 들어서자 중앙일보 기자가 나를 등으로 밀더니 카메라로 찍는 척하면서 나를 막았다”고 말했다.

몸싸움이 벌어지자 취재기자들과 다른 해고노동자들이 해당 기자에게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중앙일보의 다른 직원이 이를 만류하는 틈을 이용해 쏜살같이 도망쳤다. 한 취재기자는 “홍 회장 출석 전에 중앙일보 관계자가 문제의 기자에게 해고 노동자 쪽을 가리키며 ‘저쪽을 맡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쪽은 “시위대의 손목과 손팻말을 잡은 것은 특검 사무실의 방호원인데, 동영상팀 기자가 이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엉긴 것 같다. 몸싸움이 있었지만 애매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밤 홍 회장이 조사를 마치고 나갈 때도 중앙일보 기자 4~5명이 홍 회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가로막아 심한 몸싸움이 벌어진 데 이어 15분여 중앙일보 기자들과 취재진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홍 회장 출석 전날에도 중앙일보 관계자 두 명이 특검 사무실 내부 구조를 파악하다 취재진이 따라붙자 황급히 몸을 피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1999년 소속 기자 40여명이 보광그룹 탈세 사건으로 조사를 받느라 검찰에 출석하는 홍 회장을 향해 “사장, 힘 내세요!”라고 외쳐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05년 엑스파일 사건 때는 검찰에 출석하는 홍 회장 앞으로 구호를 외치며 다가서던 민주노동당원을 당시 중앙일보 사진부 차장이 낚아채 물의를 빚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밤 9시50분께까지 홍 회장을 조사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대금 지급 관계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일 김성환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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