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동료’ 남로당 군인 등 포함
친일인명사전에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인물 가운데는 친일 행위를 하다 좌익으로 돌아섰던 인사도 적지 않다.
특히 주목되는 인물로는 1948년 여순 반란사건에 연루돼 처형당한 김종석·최남근 중령을 들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 육사 1년 선배인 김종석은 일본군 대위 출신으로, 해방 뒤 국방경비대 총사령부 인사국장과 육사 교장대리 등을 지낸 엘리트 군인이었지만 끝내 전향을 거부하고 처형됐다. 봉천군관학교를 나온 만주군 중위 출신의 최남근 또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남로당에서 활동한 군부의 대표적인 좌익 인사였다.
이 밖에 박 전 대통령의 일본 육사 편입 동기생으로 남로당에서 활동하다 월북한 김재풍, 좌익으로 몰려 숙군된 오규범과 김학림도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문인 가운데는 46년 월북한 시인·평론가 박팔양이 대표적이다.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카프)에서 활동하다 47년 월북한 뒤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과 작가동맹 부위원장을 지낸 그는 일제 때 친일 협력단체인 협화회 간부로 활동한 사실이 이번에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월북한 뒤 김일성대학에 재직하며 북한 최초로 〈조선문학사〉를 펴낸 안함광도 친일파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음악인들 가운데는 군국가요를 많이 부른 월북 음악가 김영길이 대표적이다.
조세열 친일인명사전 편찬위 부위원장은 “1차 명단 발표 때도 북한 공훈예술가이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을 지낸 이면상과 조선작가동맹 중앙상무위원을 지낸 조명암(본명 조영출) 등이 포함됐다”며 “친일인명 선정에는 좌·우익 구별이 없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친일인명사전’ 나오기까지
모금운동 등 국민 관심속 출범
각 분야 전문가 150여명 집필 참여 2001년 시작된 친일인명사전 편찬 작업이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건 2년 뒤인 2003년 12월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되면서다. 사전 편찬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던 일제협력단체 기초조사 지원 예산 5억원이 국회 예결위에서 삭감되자 누리꾼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모금 운동이 전개됐고, 11일 만에 5억원 이상이 모였다. 이때 모인 8억원은 사전 편찬 작업의 종잣돈이 됐다. 이후 편찬위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 연구에 한평생을 바쳤던 임종국 선생이 남긴 기초 자료들과 조선총독부 관보, 각종 문헌, 기록 등을 모아 △사람 △지역 △활동 내역 △출처 △사진 등이 기재된 연인원 80여만명의 정보를 축적했다. 편찬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집필에 나서 각 분야 전문가 150여명을 집필위원으로 위촉했으며, 다음달 29일에는 사전에 수록될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인명사전에 이어 △일제협력단체·통치기구 사전 △친일 관련 자료집·백서 △전문 분야별·인물별 연구서 등이 순차적으로 발간될 계획이다. 윤경로 편찬위원장(한성대 총장)은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과거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허물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친일인명사전 편찬은 누구를 단죄하고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 한번쯤 진솔하게 친일을 고백하고 역사로 정리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친일인명사전’ 나오기까지
모금운동 등 국민 관심속 출범
각 분야 전문가 150여명 집필 참여 2001년 시작된 친일인명사전 편찬 작업이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건 2년 뒤인 2003년 12월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되면서다. 사전 편찬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던 일제협력단체 기초조사 지원 예산 5억원이 국회 예결위에서 삭감되자 누리꾼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모금 운동이 전개됐고, 11일 만에 5억원 이상이 모였다. 이때 모인 8억원은 사전 편찬 작업의 종잣돈이 됐다. 이후 편찬위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 연구에 한평생을 바쳤던 임종국 선생이 남긴 기초 자료들과 조선총독부 관보, 각종 문헌, 기록 등을 모아 △사람 △지역 △활동 내역 △출처 △사진 등이 기재된 연인원 80여만명의 정보를 축적했다. 편찬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집필에 나서 각 분야 전문가 150여명을 집필위원으로 위촉했으며, 다음달 29일에는 사전에 수록될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인명사전에 이어 △일제협력단체·통치기구 사전 △친일 관련 자료집·백서 △전문 분야별·인물별 연구서 등이 순차적으로 발간될 계획이다. 윤경로 편찬위원장(한성대 총장)은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과거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허물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친일인명사전 편찬은 누구를 단죄하고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 한번쯤 진솔하게 친일을 고백하고 역사로 정리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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