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근씨
김해 출신 안병근씨, 연고없는 고창 북중·고에 20년째 기부
영남 출신의 한 기업인이 전혀 연고가 없는 전북 고창군의 학교에 20년째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안병근(65·사진)씨는 1989년부터 경남 김해가 고향인데도 영호남 벽을 없애고 호남인재 양성을 위해서, 사고무친 지역인 전북 고창북중·고에 한해도 빠짐없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올해도 지난 3일 열린 입학식에서 “장학금과 도서구입에 써달라”며 1800여만원과 선물을 쾌척했다. 중학생 7명에게 40만원씩, 고교생 10명에게 140만원씩, 도서구입비로 150만원을 기증했고, 학생과 교직원에게 수건 500여개를 선물로 제공했다.
그가 19년 간 도운 장학금은 2억원이 넘는다. 덕분에 학생 248명이 1억8천여만원에 이르는 ‘안세장학금’(회사명을 따서 지음)을 받았다. 2600만원 상당의 도서가 학교에 비치돼 있다.
그가 타향의 시골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계기는 연세대에 다닐 때 만난 전북 출신 한 학우 때문이라고 학교 쪽은 밝혔다. 학우의 친척이 이 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한 게 인연이었다는 것이다.
이 학우를 통해 그는 “호남이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차별받는다”고 생각했고, 이후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영호남 화합은 물론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장학금을 전달해 오고 있다.
김용성 고창북고 교장은 “고학으로 학창시절을 보낸 안씨가 자신의 선행이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싫어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렇게 큰 장학금을 시골학교에 보내며 조용히 뒤에서 지역감정 허물기에 노력하는 그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연합뉴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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