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문화재 20% 안전시설 전무” <서울시 조사>

서울시 야간경비인력 배치 및 방재.방범시설 설치

보물 1호인 흥인지문(동대문) 등 서울시내 주요 문화재 5곳 중 한 곳 꼴로 야간경비인력이나 방재.방범시설이 전혀 없는 등 그동안 문화재 안전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야간경비인력을 긴급 배치하고 방재.방범시설을 설치하는 등 관리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숭례문 방화사건을 계기로 시가 지난 달 18일부터 29일까지 흥인지문, 사직단 등 서울시내 주요 건조물 문화재 118곳에 대해 안전관리실태를 일제 조사한 결과 20.3%인 24곳에 경비인력과 방재.방범시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는 시 직원, 문화재위원, 소방직원, 전기안전공사 직원 등 한 팀이 6명으로 구성된 7개 팀, 총 42명의 인원이 투입돼 국가문화재 47곳과 시 지정 문화재 71곳 등 총 118곳을 현장 방문해 야간경비인력 배치 유무, 화재탐지기, 스프링클러, 소화전 등 방재장치와 폐쇄회로 TV(CCTV), 경보기 등 방범시설 설치 여부를 점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문화재인 경복궁 등 4대 궁궐 등은 제외됐다.

조사결과 보물1호인 흥인지문, 사적 제121호인 사직단, 사적 제257호인 운현궁, 사적 제157호 환구단 등 24개 주요 문화재에 야간 경비 인력이 전혀 배치돼 있지 않았다.

또 이들 문화재에는 화재탐지기나 CCTV 등 방재.방범시설도 없어 숭례문 화재와 같은 방화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은행, 명동성당 등 주요 문화재지만 개인이나 법인 등 민간이 관리하고 있는 곳에는 야간 경비 인력 뿐 아니라 스프링클러나 CCTV 등 방재.방범시설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조사와 동시에 24곳 중 야간경비인력이 없었던 흥인지문 등 공공 주요 건조물 19곳에 75명의 야간경비인력을 우선 배치했다.

또 시가 직접 관리하는 보신각, 한옥마을 등 3곳에 대해서는 CCTV나 무인경비시스템 등 방범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한편 민간 소유 문화재 5곳에 대해서는 야간경비인력을 배치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시는 문화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화재 대비용 설계도를 작성, 시와 자치구, 소방서, 민간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문화재는 경우 국비로 경비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숭례문 방화 사건 이후 시 예산을 투입해 경비인력을 배치했다"며 "올해 말까지 시내 주요 문화재에 대해서는 경비인력 배치 뿐 아니라 문화재별 특성에 따라 방재.방범시설을 모두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