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도공간부는 골프접대 받아”
서울 장지동 동남권 유통단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서울대 교수와 한국도로공사 간부가 높은 점수를 주는 대가로 기업체로부터 금품과 국외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김회재 부장)는 9일 지난달 기소된 28명 가운데 이아무개(43) 서울대 교수와 한국도로공사 간부 지아무개(50)씨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06년 9월 ㅍ건설에 높은 설계점수를 준 뒤 같은 해 11월 ㅍ건설로부터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건설·환경 관련 학회 이름으로 연구용역비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교수가 점수를 주기 전에 이미 기업체 관계자와 접촉했던 정황까지 확인됐다”며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어 불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가 외부 활동과 관련한 불법 행위로 기소되는 것은 드문 일로, 2005년 환경대학원 교수였던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청계천 개발 관련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처음이다.
한국도로공사 기술심사실장인 지씨는 지난해 3월 일본 오사카로 2박3일 동안 골프 여행을 다녀오면서 함께 간 ㅎ개발 임원 안아무개(53)씨한테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등,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자신이 높은 점수를 준 ㅎ개발 관계자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1천여만원어치의 국외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지씨를 구속 기소하고 지씨와 함께 접대를 받은 동료 5명의 징계를 한국도로공사에 요청했다. 지씨는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골프 접대와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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