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부지법 구욱서 원장은 양성평등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자녀(9)의 이름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씨를 함께 사용하도록 개명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을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구 원장은 결정문에서 "한국의 성씨에는 `노최'씨가 없기 때문에 신청인의 이름을 `노최○○'으로 바꿀 경우 신청인이 최씨인지 노씨인지 쉽게 알수 없고 자아 형성기의 신청인이 주위의 놀림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명 신청은 부모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지 신청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신청인이 성장해 부모의 뜻을 받아들인다면 그 때 개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구 원장은 이어 "양성평등은 이름과 같이 형식적인 것보다는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 확고한 인식을 가지도록 훈육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며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을 권리가 있더라도 이미 등록된 이름을 바꾸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구 원장은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된 이름과 평소에 사용하는 이름이 달라 이를 평소에 사용하는 이름으로 바꾸도록 허가해 달라는 개명허가 신청에 대해서도 당사자가 더 성장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 개명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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