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금 일부 차명계좌로 빼돌려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0일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돌아갈 보험금의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까지 수사 결과 삼성화재가 미지급금 10억원을 삼성화재 직원들의 차명계좌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현금으로 인출한 것을 확인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경림팀 김아무개 부장도 이런 식의 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대해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이날 이 회사 정영만(52) 전무를 재소환해, 비자금 조성에 전략기획실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확인된 10억원 외에도 미지급금 수십억원이 차명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인출된 뒤, 전략기획실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전·현직 임원 이름으로 만든 차명계좌 20여개에 대한 검사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다음주에 금융실명법 위반 및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에 관한 잠정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회찬 진보신당 의원과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부실·무능 삼성 특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진보신당 창당준비위 이름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불법 경영권 세습,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 삼성의 반사회적 범죄가 드러났는데도, 특검이 이건희 회장을 소환하지 않는 것을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검은 이제라도 이건희 회장을 즉각 구속 수사해 삼성 비리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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