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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블로그] 아현동마님에서 진보를 발견하다

등록 2008-03-11 15:24

아현동 마님. 사진출처: 문화방송
아현동 마님. 사진출처: 문화방송
MBC 일일연속극 '아현동 마님'이 요즘 또다시 시청자들로 부터 곱지 않는 시선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극중 백시향의 시할머니의 권유로 시향이 사촌동생을 입양하는 내용이 방송되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말도 안돼는 설정이라고 성토하면서 이드라마 전개 과정에 문제를 삼고 나선것이다.드라마 특성상 현실성과는 좀 떨어진 극을 전개 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 하더라도 어떻게 사촌 동생을 그것도 아빠와 12살 차이 밖에 안나는 사람을 자신의 딸로 호적에 올릴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두주인공 시향(왕희지)과 길라 (김민성)가 무려 12살 연상연하의 사랑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는 극 전개부터 그려 냈는데 과연 '12살 차이의 사랑이 실제로 가능 하는냐' 에서부터 논란은 뜨겁게 시작 됐었다. 물론 극중 연상연하 커플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연상연하 커플에 불을 붙인 삼순이 삼식이 커플 역시 세 살 차이, 그 다음에 이어진 '여우야 뭐하니' 의 주인공 커플은 아홉 살 차이였다. 그런데 '아현동마님'은 연상연하 커플은 아홉살 차이까지 훌쩍 뛰어 넘었다.

그러나 '아현동마님'의 두 주인공처럼 연상의 여인과 결혼한 실제 연예인들도 있었다. 1973년 27의 나이에 배우 고은아의 사촌인 이숙희씨와 결혼한 나훈아는 2년여의 결혼 생활을 마감하고 배우 김지미와 76년 재혼했다. 당시만 해도 김지미가 나훈아의 11살 연상의 여인이었기에 그의 결혼이 던진 사회적 파장은 상당했었다.

또한 아현동마님에서 극중 성종과 미라가 결혼 전 동거를 시작해 혼전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도전했던 것도 바로 이 드라마다. 물론 극중 혼전동거는 아현동마님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옥탑방 고양이’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현동 마님에서 성종과 미라의 혼전동거는 아무리 변화된 시대 상황이라 하지만 이에 대한 윤리성의 물음을 던진 것이다.


그러나 요즘 혼전동거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많이 부드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상대방을 다 알지 못하고 무작정 결혼해 파경이나 이혼을 하는 것 보다는 살아 보고 이 사람이 진짜 내 사람이라 확신이 선다면 그때 가서 결혼을 해도 늦지 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요즘 젊은 여인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많이 형성된 분위기다. 실제 하리수와 미키정 둘은 서로 결혼을 약속한 뒤 혼전 1년 동안 양가의 부모의 허락을 얻어 하리수 집에서 동거 끝에 결혼에 골인했던 사실만 보더라도 요즘 혼전동거에 대한 사회적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적인 시청자들은 12살 연상녀와의 결혼 그리고 혼전동거 급기야 사촌 여동생을 입양하는 '아현동마님'의 극 전개과정을 두고 아무리 드라마지만 말도 안되는 억지 설정이라며 해당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성토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드라마를 통해 시대를 앞서가는 진보를 발견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상연하의 커플, 결혼은 안하고 '동거만 고집하는 커플' 그리고 '사촌여동생을 자신의 딸로 입양하는것' 이 모든 것은 보수적 관점의 문제다. 그렇지만 이보수적 관점의 문제도 자신이 택한 결정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 질 줄만 안다면 이거야 말로 시대를 앞서가는 멋진 사랑과 인생이 아닐까, 그래서 난 아현동마님에 대해 보수적 성토에 앞서 진보를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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