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고 오두영군
부산국제고 오두영군, 조선 왕족들 비극 그린 ‘왕조의 최후’ 펴내
“어려서부터 역사책 읽는 게 재미있었어요.”
역사책과 소설책을 즐겨 읽는 고교생이 역사소설책을 펴냈다. 주인공은 부산국제고 3학년 오두영(18·사진)군. 그는 최근 일제 강점기 조선왕조의 몰락사를 그린 역사소설 <왕조의 최후>(아름다운 사람들)를 펴냈다.
오군은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조선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의 타계 소식을 듣고 이들 왕족들의 비극적인 삶을 알리고 싶은 생각에 처음 역사소설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역사책을 읽을 때, 수많은 왕조가 흥하고 망하는 과정을 보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조가 멸망하면 새로운 시대에서 옛 왕족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궁금했다”는 그는 이구씨의 타계를 계기로 고궁과 박물관 등을 자주 다니며 옛 왕족들의 자취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엔 마음만 먹었을 뿐 부족한 실력 때문에 글쓰기를 미뤄왔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해 역사를 더욱 자세히 배우게 되면서 조선왕조의 최후에 더 큰 흥미와 관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의 소설은 일제 시대 몰락한 양반 가문의 외동딸 미자가 어려서 궁녀로 팔려들어가 궁궐에서 보고 겪는 당시 망국 왕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바깥세상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마치 시간이라도 멈춘 듯 정체돼 있는 궁궐 이야기, 그리고 비운의 황태자 영친왕과 의친왕, 일본 황녀 마사코와 고종황제의 마지막 딸 덕혜옹주가 시대의 풍랑에 휩쓸려 삶이 굴절돼 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다닐 때 한국 애니메이션 창작학교를 수료하고 한국만화가협회장상을 수상할 만큼 만화에도 남다른 소질이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서울시 학생백일장에서 금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한국사 능력검증시험 2급에 합격하기도 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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