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 4개 소유…가방 등 범행도구 미리 준비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41)씨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자신과 사귀어온 40대 여성의 일가족을 무참히 살해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11일 "이씨는 대포폰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었다. 우리가 확보한 것만 해도 4개나 된다"라며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남의 명의로 개설된 대포폰을 여러 대 활용해 자신이 이번 사건에 개입돼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씨가 성인 여성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대형 가방과 카트를 미리 준비해 6분 만에 범행을 마무리하고 사체를 옮겼다는 점에서도 철저한 준비성을 엿볼 수 있다.
이씨는 또 피가 묻은 김씨 방안의 침대 시트커버를 벗겨내고, 매트리스 위에 잉크를 발라 혈흔을 감추려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도 보였다.
사건 직전 김씨가 식당 종업원들에게 "내일부터 3~4일간 여행 다녀오겠다"고 알렸다는 사실도 이번 사건이 치밀한 계획대로 진행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해놓으면 갑자기 김씨가 사라져도 종업원들이 곧바로 의심을 할 수 없는 데다 사체를 담기 위해 마련한 대형 가방을 마치 여행용 가방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위장할 수 있다. 또 김씨가 아파트 전세금의 잔금(1억7천만원)을 치르기로 약속한 지난달 20일에서 불과 이틀 전 범행이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이씨가 이 돈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게다가 이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당시 집에 없었던 김씨의 첫째딸까지 유인해 네 모녀를 몰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는 사실도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씨는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발신번호를 김씨의 휴대전화번호로 조작해 김씨 소유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주말에 식당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조금이라도 범행이 늦게 드러나도록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김씨에게서 빼앗은 1억7천만원을 처분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직접 송금을 하지 않고 서울과 광주 등을 오가며 채권자 이모(여)씨에게 돈을 맡겨 자신이 진 빚을 갚거나 내연녀로 추정되는 한 여성에게 거액을 전달하는 등 복잡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자기 나름대로는 이런 과정을 돈세탁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범행에 이용된 승용차 안에서 이씨의 지문이 묻어있는 생수통이 나오고 차량 안에서 혈흔이 발견됐으며, 김씨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가방을 나르는 장면이 찍히는 등 곳곳에서 허점도 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해놓으면 갑자기 김씨가 사라져도 종업원들이 곧바로 의심을 할 수 없는 데다 사체를 담기 위해 마련한 대형 가방을 마치 여행용 가방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위장할 수 있다. 또 김씨가 아파트 전세금의 잔금(1억7천만원)을 치르기로 약속한 지난달 20일에서 불과 이틀 전 범행이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이씨가 이 돈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게다가 이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당시 집에 없었던 김씨의 첫째딸까지 유인해 네 모녀를 몰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는 사실도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씨는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발신번호를 김씨의 휴대전화번호로 조작해 김씨 소유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주말에 식당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조금이라도 범행이 늦게 드러나도록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김씨에게서 빼앗은 1억7천만원을 처분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직접 송금을 하지 않고 서울과 광주 등을 오가며 채권자 이모(여)씨에게 돈을 맡겨 자신이 진 빚을 갚거나 내연녀로 추정되는 한 여성에게 거액을 전달하는 등 복잡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자기 나름대로는 이런 과정을 돈세탁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범행에 이용된 승용차 안에서 이씨의 지문이 묻어있는 생수통이 나오고 차량 안에서 혈흔이 발견됐으며, 김씨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가방을 나르는 장면이 찍히는 등 곳곳에서 허점도 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