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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용철 변호사 13시간 특검 조사 뒤 귀가

등록 2008-03-13 00:16수정 2008-03-13 18:04

삼성 ‘뇌물로비 담당’ 임원 30여명 명단 제출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2일 김용철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약 13시간 동안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밤 11시께까지 조사를 받았으며, 삼성그룹에서 국세청과 금감원, 국회, 검찰 등 다양한 정부기관과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담당한 임원 30여명의 명단을 특검에 제출했다.

명단에는 삼성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임원 외에 일부 계열사 임원들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상시적으로 로비를 담당한 핵심 임원이라고 김 변호사측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로비임원 명단과 김 변호사의 진술을 토대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했으며, 조서에는 뇌물이 오고 간 구체적 일시와 장소ㆍ방법ㆍ횟수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지난 5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2차 발표' 당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로비 의혹과 지난해 11월 `1차 발표' 때 제기된 떡값 검사 의혹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출석하면서 "뇌물을 전달할 때 사진이나 녹취를 남기지는 않는다. 돈을 직접 전달한 내가 바로 증거"라며 "(사건의) 본질은 떡값이 아니다. 거대한 부패에 눈을 감은 시스템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국가 수사기관이나 사정기관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특검에서 구체적인 (로비) 정황을 최대한 자세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질적인 일에 관심을 가져달라.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라고 토로한 뒤 삼성 비상장사 주식의 상당부분은 차명주식이라는 의혹, 에버랜드 사건 관련자들이 기소된다면 어떻게 될 지, 에버랜드 실권주를 헐값 인수한 회사들의 배임 행위는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 등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용철 변호인단'의 김영희 변호사는 로비임원 명단과 관련, "`거기는 누가 담당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명단을 작성했고, 이런 부분을 조사하면 실체관계가 밝혀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검이 필요하다면 추가로 관련자를 소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측은 기존에 공개한 로비 대상자 5명 외에 추가 폭로를 할 것인지, 전체 로비 대상자 명단을 공개할지 여부도 신중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필요할 경우 김 변호사를 한두 차례 더 불러 조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특검팀은 삼성생명 본사 압수수색에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차명 주식을 보유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임원 10여명의 주식배당금 내역이 기록된 전산자료와 전표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이 회장 일가가 삼성생명 주식의 16.2%(324만4천800여주)를 임원 명의로 `차명 보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특검팀은 임원들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거액의 배당금이 곧바로 다른 임원의 차명의심 계좌로 이체되거나 오랜 기간 거래없이 방치되는 등 실제 소유로 볼 수 없는 특징을 포착,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삼성생명 전.현직 임원들을 소환해 매입자금 출처 등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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