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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김성호, 학수 형에 말하면 줄 거라며 돈 요구”

등록 2008-03-13 07:17수정 2008-03-13 18:03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12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12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김변호사 진술에 김후보·이수석 “사실 무근”
국회 등 기관별 로비담당 삼성임원 30명 명단 제출
김용철 변호사가 12일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떡값’ 수수 의혹에 대해 삼성 특검팀에 구체적으로 진술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변호사는 이날 이 수석이 서울고검장이었던 2002년 여름께 삼성그룹 본관 이 부회장의 사무실을 직접 찾았고, 이때 로비 자금을 관리한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재파트 직원이 현금을 챙겨 이 부회장실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조본 직원들 사이에 “현직 고검장이 휴가비를 받아갔다”는 얘기가 퍼졌고, 구조본 법무팀장이었던 김 변호사도 구조본 직원들로부터 이런 내용을 들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이 수석이 검찰 재직 시절, 수사선상에 오른 이학수 부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형님 튀세요”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당시 법무팀장이었던 김 변호사에게 “이종찬이 자꾸 출국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이 수석의 조언 내용에 대해 상의했다는 것이다. 사제단 관계자도 “이종찬의 전화를 받은 이 부회장이 실소를 머금으며 김 변호사에게 ‘현직 검사가 이래도 되냐’고 했다고 김 변호사가 사제단에 말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이 검찰에 재직했고 김 변호사가 삼성에 근무할 때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사건은 1998년 삼성이 이회창씨의 동생 이회성씨에게 10억원을 건넨 세풍사건과,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아들 김홍걸씨가 삼성한테 현금 5억원을 제공받은 사건 등이다.

또 김성호 후보자는 검찰 재직 때 김 변호사에게 “학수 형(이학수 부회장)에게 말하면 (돈을) 줄 것이다”라고 말하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김 변호사는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변호사의 진술은 지난 5일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기자회견 때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와 이 수석은 각각 “전혀 사실 무근”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의 관계로 볼 때 이들이 이 부회장을 “형”이나 “형님”으로 호칭했다는 진술도 개연성이 있고, 이 수석이 이 부회장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의 얘기나 이 부회장이 이 수석의 조언을 상의했다는 정황 진술도 창작해내기는 쉽지 않은 구체적인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김 변호사가 돈을 건네며 나눈 사적인 말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면 수사 단서가 되기에 충분하며, 특히 김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직접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비 대상자들에 대한 김 변호사의 이런 구체적인 진술은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가지고 있는 에이(A)4 용지 75쪽 분량의 로비 관련 녹취록에 담겨 있다고 사제단은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날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귀남 대구고검장,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에 대한 로비 정황도 진술했는데, 사제단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지 못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가 이날 특검팀에 제출한 삼성 임원 30여명의 명단은 국세청, 국회 등 기관별 로비를 담당한 핵심 임원들을 정리한 것이다. 국세청 로비는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 최외홍 부사장, 이선종 전무가 맡았고, 국회 등 정치권 로비는 장충기 전략기획실 기획담당 부사장이 담당한 것으로 명단에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희 변호사는 “삼성 그룹 임원들 대부분이 로비에 관여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핵심적인 사람들 30여명을 가려서 제출했다”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참고인 진술조서를 분석한 뒤 수사 계획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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