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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막내딸 혜진이가 아니죠? 그럴리 없어요”

등록 2008-03-13 19:49수정 2008-03-13 20:53

"막내딸, 혜진이가 아니죠? 그럴 리가 없어요.."

지난 11일 오후 수원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토막시신으로 발견된 여아가 지난해 성탄절 경기도 안양8동 집 앞에서 실종된 이혜진(10.초등4년)양으로 확인되자 막내딸의 무사귀가를 학수고대하던 이양의 어머니(42)는 오열했다.

13일 오후 피살소식이 전해지자 안양8동 이양 집에는 이양이 다니던 안양 명학초등학교의 교장과 담임교사, 경찰관, 친지, 주민들이 막내딸의 생존소식을 고대하고 있던 이양의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속속 모여들었다.

집 안에서는 울음소리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고 이양의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집을 찾은 여경 2명이 2층 현관에서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다.

이양의 어머니는 딸의 피살소식을 전하는 TV 뉴스에 나온 혜진양의 사진을 지켜보며 "혜진이가 한 저 머리띠가 여기 있는데"라며 생전에 딸이 했던 머리띠를 부여잡고 눈물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의 어머니는 전화통화에서 "오늘 오후 경찰한테 (수원에서 발견된 시신이) 혜진이일 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말 우리 혜진이가 맞냐"며 딸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말을 잊지 못했다.

또 "인쇄소에서 일하는 남편이 소식을 듣고 지금 집으로 오고 있다"며 "우리 혜진이 어떻해요"라며 통곡했다.

이양의 오빠 친구(고교 1년)는 "학교에서 소식을 듣고 왔다. 평소에도 집에 오면 혜진이랑 같이 놀아주고 했는데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실감이 안간다"고 말했다.

이양의 집 주변에는 인근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제발 아니길 바랬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라며 이양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오후 7시쯤 막내딸의 피살소식을 듣고 일터에서 집으로 달려 온 이양의 아버지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통한 표정으로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이양과 같이 실종된 우예슬(8.초등2년)양의 가족들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태이다.

우양의 어머니(36)는 13일 오후 이양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하겠습니까"라며 자식의 생사조차 모르는 애끊는 모성을 전했다.

생업을 포기한 채 다른 가족.친척들과 함께 실종 지역 주변을 탐문하며 딸의 행적을 찾아다녔던 우양의 어머니는 "혹시라도 예슬이 소식을 들은 게 있으면 제발 좀 알려달라"며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양의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엄마라고 부르며 실종됐을 때 입었던 빨간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상상돼 목이 메였는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한편 주민들에 따르면 우양의 어머니는 이양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이양의 집을 찾아 부모를 위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언철.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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