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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예슬이를 찾아라”…경찰 행방추적 총력

등록 2008-03-14 15:50수정 2008-03-14 15:57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이혜진양의 시신이 발견된 야산에서 경찰 병력들이 혜진양과 함께 실종된 우예슬양의 생사 확인을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이혜진양의 시신이 발견된 야산에서 경찰 병력들이 혜진양과 함께 실종된 우예슬양의 생사 확인을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 야산…경찰 수색작업 현장

"범인은 여기에 무언가를 숨겨놨을 것이다. 오늘은 꼭 찾아낸다는 개념으로 샅샅이 뒤진다. 실시!"

수원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여아가 안양에서 실종된 이혜진(10) 양으로 밝혀짐에 따라 같이 실종됐던 우예슬(8) 양 행방 추적에 나선 경찰은 14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이 양의 시신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및 발굴 작업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전.의경 5개 중대, 400여명을 투입해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호매실 나들목 인근 야산 9천900여㎡에 대해 전면적인 현장 재수색에 나섰다.

5개 중대 중 3개 중대는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소나무숲 언덕 아래에서 삽, 갈퀴 등으로 일일이 땅을 갈아엎은 뒤 다시 탐침봉을 땅 속에 찌르며 위쪽 방향으로 수색을 벌였다.

높이 20여m의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이 언덕은 솔잎과 나뭇가지가 발목이 빠질 정도로 수북이 쌓여 있는데다 전날 밤 비까지 내려 땅이 질척해지면서 수색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됐다.

경찰은 하나의 단서라도 찾기 위해 밭에서 김을 매듯 계속해서 갈퀴로 낙엽 등을 거둬낸 뒤 삽으로 흙을 파냈지만 기대와 달리 땅속에서는 쓰레기더미만 모습을 드러냈다.

나머지 중대는 호매실 나들목 4차선 진입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쪽에 위치한 숲에서 같은 방식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벌였다.


한 때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 부근에서 뼈조각이 발견되기도 했으나 감식 결과 사람의 뼈는 아닌 것으로 판명돼 경찰을 한숨짓게 했다.

수색 작업이 계속되면서 비에 젖은 낙엽으로 검은색에 가깝던 언덕 일대는 낙엽 밑에 위치한 흙이 밖으로 드러나면서 점차 붉은 황토빛으로 변해갔다.

과학수사팀도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재조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흔적은 찾지 못했다.

멀리서 수색 작업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고 저었다.

야산에서 3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유모(40)씨는 "지난해 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수용된 다음부터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폐가가 많고 밤에는 차도 거의 다니지 않아 범죄에 취약한 곳"이라고 말했다.

수색을 지휘한 이동수 수원서부경찰서장은 "오후까지 김매기 식으로 이 일대를 모두 다 파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인근의 폐가 70여채에 대해 인적이 있는지 구석구석 살펴보고 있으며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가 있는지 탐문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총력 수색 의지를 표명한 것과 달리 현장 접근을 차단하는 폴리스라인 설치에서부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11일 시신이 발굴된 이후 야산 전체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으나 12일 현장 감식 이후 이를 철거했다.

그후 13일 오후 시신이 이 양으로 확인되면서 취재진이 현장으로 몰려들자 뒤늦게 암매장지 인근에만 폴리스라인을 재설치했으나 여전히 주위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경계병력은 배치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장 감식이 끝난 다음이어서 폴리스라인을 철거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낮 40대로 보이는 여성이 편지와 꽃다발, 이 양에게 꼭 맞을 것만 같은 분홍색 티셔츠와 보라색 바지, 실내화 등의 선물이 담긴 쇼핑백을 현장에 놓고가 눈길을 끌었다.

이 여성의 편지에는 "너를 지켜주지 못한 우리 어른의 잘못이 크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소중한 너를 처참하게 죽도록 내버려둬 미안하다. 이제 모든 것 잊고 천사들이 사는 평화만 가득한 하늘나라로 가서 예쁘게 자라라"고 적혀있었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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