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혜진양 영결식 “하늘나라에서나마 행복하길…”통곡의 바다

등록 2008-03-17 20:59

17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명학초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혜진양의 영결식에서 이 양의 친구들이 단상 위에 놓인 국화꽃을 바라보고 있다. 안양/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7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명학초등학교에서 열린 고 이혜진양의 영결식에서 이 양의 친구들이 단상 위에 놓인 국화꽃을 바라보고 있다. 안양/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명학초교 교사 친구 모여 넋 위로

“아프고 또 아프구나. 정든 교실, 운동장, 선생님 …. 무섭고 참혹했던 모든 기억 털어버리고 하늘나라에서나마 행복하거라.”

실종 두달 보름여 만에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혜진(10)양의 영결식이 치러진 17일, 경기 안양 명학초등학교 교정은 눈물과 통곡으로 뒤덮였다. 화창한 봄볕을 받으며 친구들과 즐겁게 뛰놀던 교정을 혜진이는 다시 되돌아왔다. 하지만 싸늘한 주검인 채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전교생 9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영결식에서 이윤형 교장은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혜진이가 이제 우리 곁을 영영 떠나기 위해 학교로 돌아왔다”며 말끝을 흐렸다. “혜진아 …. 이렇게라도 마지막으로 네 이름을 불러 보는구나.” 혜진이의 단짝 친구 조아무개양은 미리 준비한 추모사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고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조양은 이어 “너와 함께 뛰놀던 공원, 교실, 운동장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교실에는 아직도 네 사진이 그대로 있는데 …. 너만 없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노래를 좋아해 가수가 꿈이었던 혜진아 …. 부디 하늘나라에서라도 맘껏 노래 부르며 행복하게 지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혜진이의 ‘마지막 등굣길’을 함께한 가족들은 친구들의 묵념과 추모가 이어지자 끝내 통곡했다. 인쇄소 작업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며칠 동안 수염도 깎지 못한 혜진이 아버지는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어린 딸을 보내는 가슴을 쥐어뜯었다.

동생의 빈소를 지키며 누구보다 서럽게 울던 언니 혜경(15)양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 범인도 잡혔다니까 부디 편히 갔으면 좋겠다”며 동생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특히 영결식에는 혜진이와 함께 실종됐지만 여전히 생사를 알 수 없는 우예슬(9)양의 친구들도 참석해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가족들은 영정을 들고 혜진이가 공부했던 4학년3반 교실과 끝내 돌아오지 못한 5학년3반 교실을 들렀다. 혜진이 어머니는 반 친구들이 국화와 편지, 화이트데이 사탕을 놓아둔 빈 책상에 영정이 놓이자 책상을 부여잡고 목 놓아 울었다.


이날 영결식에는 학부모들과 안양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어린 넋을 위로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영결식이 열리는 동안 영정 앞에서 “혜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며 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혜진양의 주검은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돼 이날 오후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안양/김기성 정민영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