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혜진양의 영결식이 열린 17일 오전 경기 안양시 명학초등학교 교실에서 이양의 어머니가 조화가 놓인 혜진양의 책상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진술 오락가락, 암매장 장소 수색
경기 안양시 초등학생 이혜진(10)·우예슬(8)양 유괴·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아무개(39)씨가 17일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정씨가 우양의 주검을 버렸다고 진술한 경기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등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정씨가 주검이 발견된 이양과 함께, 우양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우양의 주검을 묻은 곳 등 일부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범행 동기와 수법 등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감식팀과 형사대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정씨가 우양 주검 유기 장소로 지목한 오이도와 시흥시 정왕동 이마트 앞에서 군자천 해변도로로 이어지는 하천변 5㎞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오후 6시40분께 날이 어두워짐에 따라 일단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경찰은 정씨가 빌린 차량의 주행거리 등을 확인해 범행 및 이동경로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두 어린이를 살해한 장소와 시점, 공범 여부 등에 대한 보강 수사를 거쳐 18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씨는 이날 오전까지 “두 어린이 실종 당일 오전에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 요청을 기다렸으나 일거리가 없어 집에서 잤다”고 주장하며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실종 당일과 다음날 이틀 동안의 렌터카 대여 기록과 이 기간 정씨가 대리기사 일을 하지 않았다는 근무기록 등 증거물을 제시한 경찰의 추궁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해 12월25일 대리운전을 했다고 말한 업체를 수사한 결과, 정씨가 그날부터 이틀 동안 근무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안양/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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