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기도 안양경찰서에서 김병록 형사과장이 안양 두 어린이 유괴ㆍ살인사건 피의자 정모(39)씨가 동네 골목길에서 두 어린이를 살해한 것으로 다시 진술을 바꿨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안양 두 어린이 유괴ㆍ살인사건을 수사중인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20일 피의자 정모(39)씨가 동네 골목길에서 이혜진(11)ㆍ우예슬(9)양을 살해한 것으로 다시 진술을 바꿨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사건 당일인 작년 성탄절 오후 6시께 담배를 사러 집을 나왔다가 마주친 두 어린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소리치며 반항해 양손으로 두 어린이의 입과 코를 막고 벽으로 밀어붙여 숨지게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씨는 두 어린이가 숨진 것을 확인한 후 시신을 1명씩 집안으로 옮긴 뒤 버리기 쉽게 하려고 화장실에서 훼손했다고 말한 것으로 수사본부는 덧붙였다.
경찰은 정씨의 이런 진술이 전날 수원지법에서 진행된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한 것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감이 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를 감추기 위해 거짓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진위를 추궁하고 있다.
정씨는 영장 심사 때 "차를 몰고 가다가 아이들이 귀여워서 차에서 내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데 반항해서 죽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서는 술에 취해 차를 몰다 두 어린이를 치는 교통사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김병록 안양경찰서 형사과장은 "두 어린이를 동시에 건물 담벼락에 밀어붙여 살해했다는 진술은 상식적으로도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두 어린이를 각각 다른 장소에 파묻거나 유기한 것에 대해 "한 곳(호매실나들목 부근 야산)을 파다 땅이 얼어 있어 한 명만 묻고 다른 아이는 하천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정씨의 진술이 달라짐에 따라 바뀐 진술의 진위 확인을 위해 당초 이날이나 21일 실시하려던 현장검증을 2∼3일 늦추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5일로 예정하고 있는 사건 검찰송치 때까지 2004년 군포 여성 실종사건과의 관련성 등 여죄와 공범 수사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blog.yonhapnews.co.kr/jeansap 박기성 기자 jeansap@yna.co.kr (안양=연합뉴스)
아울러 오는 25일로 예정하고 있는 사건 검찰송치 때까지 2004년 군포 여성 실종사건과의 관련성 등 여죄와 공범 수사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blog.yonhapnews.co.kr/jeansap 박기성 기자 jeansap@yna.co.kr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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