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달’ 특집 보도
한반도 대운하 사업 공약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20일(한국시각)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세계 물의 날’(3월22) 특집의 하나로 실린 이 기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이 한국 국내는 물론 외국의 과학자, 경제학자, 환경론자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며 “381명이 참여한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이 다음 주초 전국 교수 모임으로 발족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네이처>는 이 기사에서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과학자들의 견해를 들어 왜 전문가들이 대운하 계획에 반대하는지를 설명했다. 델라웨어대의 퇴적물 운반 전문가인 유경수씨는 “퇴적물 때문에 운하의 일부는 10년 또는 개통 첫 해에 막힐 것”이라며 “강하구로 실려가는 퇴적물 감소가 중국 싼샤댐(삼협댐)에서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지메이슨대 습지 생태학자인 안창우 교수는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일리노이강과 미시시피강 상류에서 댐과 제방 건설이 초래한 대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전문가인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경부운하 건설비는 홍수 이주비까지 포함하면 14조원이 아닌 40조~5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고, 홍종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진 쪽의 경제성 분석은 근거가 없으며 독립적인 연구집단이 철저히 조사하는 데만도 3~5년은 걸린다”고 말했다고 <네이처>는 보도했다.
<네이처>는 이어 홍 교수의 말을 빌려 “집권당이 총선에서 과반수 득표에 실패할까봐 대중이 지지하지 않는 대운하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총선이 끝나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사업을 강행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예상한다”며 “그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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