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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씨, 범죄심리분석관 투입 후 입 열어

등록 2008-03-22 15:42

프로파일링 기법에 의한 심리전에 심경변화
범죄심리분석관들의 심리전이 통한 것인가.

안양 두 어린이 살해 사실을 시인하고도 왜 그랬는지 범행동기를 속 시원히 밝히지 않아 수사관들의 애를 태웠던 피의자 정모(39)씨가 순순히 입을 열고 있다.

정씨는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두 어린이를 살해했고 2004년 7월 발생한 군포 40대 여성 실종사건도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털어놓았다고 수사본부가 22일 전했다.

그에게서 일어난 급격한 심경 변화는 범죄심리분석관들을 전격 투입한 것과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경찰은 지난 20일 경찰청 범죄정보지원계 권일용 경위와 경기경찰청 과학수사계 고은경 경장 등을 정씨를 조사하는 현장으로 보냈다.

정씨가 자백한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은 데다가 2004년 이후 군포와 안양 등지에서 발생한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과의 연관성을 찾아내야 할 필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들 중 권 경위는 범행 현장에 남은 흔적을 통해 범인의 성격과 심리, 성별 등을 추정해 용의자를 좁히거나 검거된 용의자에 대한 심문전략을 제공하는 프로파일링(Profiling) 기법을 국내 범죄 수사에 접목시킨 개척자로 꼽힌다.

이들은 첫날 3시간 동안 정씨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21일 다시 그의 눈을 바라보며 심리를 분석해가면서 차분히 설득작업을 펴나갔다.


첫날의 첫 대면은 탐색전이었다. 심리적인 공략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찾는 작업이 이뤄졌다.

본격적인 자백 유도는 이튿날 이뤄졌다. 이날은 10시간 이상 팽팽한 심리전이 진행됐다. 심리분석관이 먼저 정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거기서 도출된 심문전략을 가지고 수사관들이 심문을 하는 작업이 번갈아가며 이뤄졌다.

밤 10시가 넘어서면서 정씨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무너졌다. 숨겨왔던 범행 동기를 밝힌 것이다. 2004년 군포 40대 여성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권일용 경위는 "그가 성(性)적인 동기를 숨기려 했던 것은 자존감을 지키려는 방어심리 때문이었다"면서 "수사기법상 자세하기 밝힐 수는 없지만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범행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앞서 권 경위 등 프로파일러들은 두 어린이 실종사건이 발생한 직후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고 ▲성적 환상을 가지고 있으며 ▲알코올 등 약물 의존성이 있는 사람으로 범인의 윤곽을 그려냈다. 2개월여 뒤 붙들린 피의자 정씨의 성향은 이들의 분석과 일치했다.

국내 범죄 수사에 프로파일링 기법이 도입된 것은 2000년부터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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