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안양 초등생 유괴, 살인 피의자인 정씨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경기도 시흥 군자천 일대에서 실시되고 있다. (시흥=연합뉴스)
안양 초등생 유괴.살인 사건 현장검증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 아이들이 소리만 질렀어도.."
이혜진(11).우예슬(9) 양 유괴.살인사건에 대한 현장 검증이 22일 오후 범행현장인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피의자 정모(39)씨의 집과 두 어린이의 시신이 발견된 호매실동 야산, 시흥 군자천에서 진행됐다.
현장 검증은 오후 1시께 정씨의 집 근처 유괴 현장에서 시작됐다.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담담한 표정으로 현장에 도착한 정씨는 경찰의 질문에 순순히 답하며 두 아이들을 집 앞에서 유괴해 자신의 집 안에서 성추행한 뒤 살해하는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정씨는 그러나 경찰이 현장검증을 시작하며 범죄사실을 읽어내린 뒤 "맞느냐"라고 묻자 죄책감이 드는 듯 "예 맞습니다. 제가 그 때 제 정신이 아니라 미친 듯이 그런 짓을 저질렀습니다"라며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씨는 집 앞 30여m 지점에서 아이들을 만나 양팔로 아이들의 목을 감싸안고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정씨는 "처음엔 아이들이 귀여워서 '얘들아'라며 어깨를 건드렸는데 아이들이 무서운 눈으로 쳐다봐서.. 환각상태라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들의 옷을 벗기고 몸을 만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얼굴이 노출돼서 죽일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아이들을 유괴한 지점에서 집까지는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이었으며 정씨의 집은 성인 남성이 일어서면 머리가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았다. 작은 방 두개와 화장실로 구성된 정씨의 집에는 무선조종 모형자동차와 컴퓨터 4-5대, 소주병과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이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정씨는 "초저녁인데 사람들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소리치면 죽이겠다'고 위협을 했으며 아이들은 반항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소리라도 쳤으면.." 하는 아쉬움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집안으로 들어간 정씨는 이어 아이들을 방안에서 성추행하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 상황을 태연히 재연했다. 집안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하는 상황을 재연하던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오락가락하던 진술과 달리 '범행순서, 범행도구, 시간 등'을 조목조목 정확히 기억해 지켜보던 경찰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또 혈흔 등 증거를 없애기 위해 화장실에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범행하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두 어린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기 위해 도구를 사고 렌터카에 가스를 충전하는 등 신속히 움직였다.
정씨는 두 어린이를 살해한 뒤 혜진 양의 시신을 먼저 훼손, 암매장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예슬 양의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다고 재연했다.
이어 렌터카를 빌려타고 시신을 수원 호매실 나들목 인근 야산과 시흥 군자천에 유기하는 상황을 재연했다.
혜진 양을 암매장한 호매실동 야산에서 "겨울이라 땅이 잘 파지지 않아 시신을 두 곳에 나눠 묻었다"고 말했으며 예슬이의 시신을 군자천에 버린 뒤에는 "훼손된 시신 일부가 떠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안산역 옆에 범행에 사용한 삽과 플라스틱 통을 버렸다.
정씨는 또 "군포 40대 여성을 살해했냐"는 질문에 "예.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고 시인한 뒤 "추가범행은 없다"고 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오후 4시 30분께까지 3시간 30여분동안 진행됐으며 정씨는 "마지막으로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차에 올라 경찰서로 향했다.
현장검증이 진행된 정씨의 집과 호매실동, 군자천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4개 중대가 민간인의 접근을 차단했지만 분노한 유족들과 명학초교 학부모, 주민들이 "저 놈 얼굴 좀 보자"며 신원공개를 요구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날 현장을 찾은 혜진 양의 어머니는 "마스크만 벗겨서 얼굴만 보여주면 갈테니까..얼굴만 보여달라고.."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부 주민들은 정씨가 현장에 도착하자 욕설을 퍼부으며 준비해온 계란을 마구 던지기도 했으며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 어린 것들을.."이라며 안타까움에 눈물짓기도 했다.
(안양=연합뉴스)
안양 초등생 유괴, 살인 피의자인 정씨의 현장검증이 22일 오후 진행돼 정씨가 매장도구를 들고 차에서 내리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정씨가 아이들을 유괴한 지점에서 집까지는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이었으며 정씨의 집은 성인 남성이 일어서면 머리가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았다. 작은 방 두개와 화장실로 구성된 정씨의 집에는 무선조종 모형자동차와 컴퓨터 4-5대, 소주병과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이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정씨는 "초저녁인데 사람들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소리치면 죽이겠다'고 위협을 했으며 아이들은 반항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소리라도 쳤으면.." 하는 아쉬움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집안으로 들어간 정씨는 이어 아이들을 방안에서 성추행하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 상황을 태연히 재연했다. 집안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하는 상황을 재연하던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오락가락하던 진술과 달리 '범행순서, 범행도구, 시간 등'을 조목조목 정확히 기억해 지켜보던 경찰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22일 오후 안양 초등생 유괴, 살인 피의자인 정씨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경기도 안양 정씨의 범행 장소에서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 어린이인 혜진양의 어머니가 피의자의 얼굴을 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22일 오후 안양 초등생 유괴, 살인 피의자인 정씨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경기도 안양 정씨의 범행 장소에서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주민들이 범행에 분노하며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22일 오후 안양 초등생 유괴, 살인 피의자인 정씨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경기도 안양 정씨의 범행 장소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날 인근 주민들이 정씨의 범행에 분노, 정씨에게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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