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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용히 일하며 살고 싶었는데… 난 이제 고통 잊는법 알고있다”

등록 2008-03-23 20:22

경기 부녀자 실종 피살 미해결 사건
경기 부녀자 실종 피살 미해결 사건
정씨 홈피 글 발견

검거 뒤 일주일 이상 범행 동기를 자백하지 않았던 정씨가 왜 입을 열게 됐을까?

일단 경찰은 “전문가들을 투입해 정씨의 심리를 분석한 성과”라고 설명한다. 정씨가 좀처럼 범행에 대해 털어놓지 않자 범죄심리분석관들을 대거 투입했고, 그 결과 안양에서의 범행은 물론 군포 40대 여성의 살해 사실에 대해서도 자백을 했다는 것이다. 경찰청 범죄정보지원계 권일용 경위는 “심리의 취약 부분을 파악해 수사관들에게 제공했고, 그 결과 정씨의 방어 기제가 무너지면서 21일 밤 10시께 정씨가 눈물을 흘리며 자백했다”고 전했다.

경찰의 이런 설명이 아니더라도, 정씨가 최근 몇 년 동안 심한 외로움과 압박감에 시달려 온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정씨가 2005년 7월부터 운영해 온 개인 홈페이지에는 이런 심리를 표현한 글이 여러 편 올라와 있다. 2005년 7월 정씨는 안산에 다녀왔다며 “조용히 일하며 살고 싶었는데, 또다른 무거운 것이 날 짖누르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같은 해 12월에는 “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 생각할수록 가슴은 터질 것 같다. 난 이런 고통을 잊는 법을 알고 있다”고 썼다. 그는 또 2년 전 함께 살다 숨진 여자친구에 대해 “세상은 파랗고 좋은데 왜 일찍 떠났는지 …, 예전처럼 한 달 만이라고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정씨는 2004년 ‘신림 봉천동 모임’ 카페에 가입하면서 “신림동에 슬픈 추억이 있어 …, 다른 기억을 만들면 그 기억이 없어질까 해서 가입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혜진·우예슬양을 살해한 뒤인 1월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시 볼 수 없어 애만 태우는 슬픈 바보죠”라는 내용의 대중가요 가사를 올려놓았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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