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간 논란

등록 2008-03-23 21:18수정 2008-03-24 07:54

주요 역사적 쟁점에 대한 뉴라이트 대안교과서와 역사학계의 인식
주요 역사적 쟁점에 대한 뉴라이트 대안교과서와 역사학계의 인식
일제강점 결과는 경제성장…5·16은 근대화 혁명 출발점
“또 하나의 과거 찬양서”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주축이 된 교과서포럼(공동대표 이영훈 박효종 차상철)이 한국 근·현대사의 지배 기득권 세력을 적극 긍정하는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기파랑)를 23일 출간했다. 진보 학계는 이 책에 대해 이승만·박정희 반공독재체제를 추수하는 ‘과거 찬양서’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해, 학계 안팎에서 책의 출간을 둘러싼 논쟁이 예상된다.

■ 어떤 내용을 담았나? =2005년 1월 출범한 교과서포럼은 이승만·박정희 반공독재체제를 긍정하는 주장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2006년 11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가 4·19 단체 등의 반발로 토론회가 진행되지 못했다.

3년여의 준비 끝에 나온 이 책은 과거 토론회에서 나온 ‘5·16 혁명론’ 등 일부 민감한 내용에서 표현의 수위를 낮추긴 했으나 △식민지 근대화 인정 △반공독재체제 긍정 △북한 체제 비판이라는 내용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한국 근·현대사>는 특히 과거 분단체제 성립의 주역이자 독재자로 비판받은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기술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책은 “그의 권위주의 정치가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고 일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에 확고히 뿌리를 둔 정치철학으로 국제 공산주의 세력의 도전을 물리치면서 대한민국의 이념적 기초를 자유민주주의적으로 다졌다는 점에서 커다란 역사적 공적을 남겼다”고 추어올렸다.

논란이 됐던 ‘5·16’에 대해서는 ‘쿠데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사회경제적 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는 구정치인들의 분열·갈등과 1950년대 군부에 축적된 유능한 엘리트 장교 집단의 성장이라는 역사적 모순”에서 찾았다. 쿠데타 세력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또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정치적 지배세력을 일거에 젊은 장교 집단으로 교체한 5·16은 이후 한 세대 간에 걸친 근대화 혁명의 출발점을 이루었다”며 쿠데타를 혁명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이밖에 <한국 근·현대사>는 일제 강점기 시기를 “정치적 차별과 억압을 동반한 야만의 정치체제”였다고 기술함과 동시에 일제 동화정책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세계사적으로 근대문명이 수입됐다”고 서술했다. 또 동학농민전쟁에 대해선 민중 주도의 혁명적 개혁운동이라는 기존 평가를 비판하고 ‘왕권옹호적 농민봉기’라고 주장했다.


■ “과거 찬양서에 불과” =역사학자인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새로운 역사의식이나 미래지향적 내용이 없는 또하나의 과거 찬양서”라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1974년 박정희 정권이 유신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교과서를 개편한 바 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엉터리 역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이승만과 박정희 반공독재체제를 추수하고 홍보하는 선전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집필진은 실증주의에 입각해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술했다고 밝혔지만, 한국 근·현대사 분야의 전공자가 거의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윤리교육),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정치외교학) 등 필진 대부분이 경제학·정치학 분야 전공 교수들이다.

<한국 근·현대사>는 곧바로 학교에서 교과서로 쓰일 것 같지는 않다. 교과서로 쓰이려면 교육과학기술부의 검정을 받아야 하며, 검정을 받은 뒤에도 일선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교과서로 채택될 수 있다.

고명섭 이종규 기자 michae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용납할 수준 넘어”…‘김건희 특검법’ 세번째 거부에 시민들 뿔났다 1.

“용납할 수준 넘어”…‘김건희 특검법’ 세번째 거부에 시민들 뿔났다

“거부권을 거부한다” 서울 도심서 오늘 오후 대규모 행진·집회 2.

“거부권을 거부한다” 서울 도심서 오늘 오후 대규모 행진·집회

‘윤 대통령 거부권’에 지친 시민들의 촛불…“광장 민심 외면 말라” 3.

‘윤 대통령 거부권’에 지친 시민들의 촛불…“광장 민심 외면 말라”

‘TV 수신료 통합징수법’ 국회 소위 통과에…KBS 직능단체 “환영” 4.

‘TV 수신료 통합징수법’ 국회 소위 통과에…KBS 직능단체 “환영”

외신이 주목한 휴전선 앞 스타벅스…북녘 바라보며 커피 한 잔? 5.

외신이 주목한 휴전선 앞 스타벅스…북녘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