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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 말바꾸기’에 휘둘리는 특검

등록 2008-03-24 07:31수정 2008-03-24 08:04

이학수 “에버랜드CB 기획안 유석렬 재무팀장 작성”
‘생명’ 차명지분 확인불구 이회장 개인돈 몰고가기
특검 ‘행복한 눈물’도 홍송원 대표 소유 결론 낼 듯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수사가 막바지로 갈수록 삼성 쪽의 말바꾸기에 끌려다니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20일 특검팀에 네 번째 소환된 이학수(62)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구조조정본부 차원의 기획안이 있었다. 기획안은 당시 유석렬 구조본 재무팀장이 작성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진술에 진전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김인주(50) 전략기획실 사장이 전환사채 발행을 기획하고, 이학수 부회장이 승인했다’는 김용철(50) 변호사의 주장과 배치돼, 삼성이 또다른 ‘꼬리 자르기’에 나서고 특검이 이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에 “검찰 수사 때부터 김인주 사장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환사채가 발행된 1996년 김 사장은 구조본이 아닌 삼성전자 소속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김인주 사장은 (직제표상 소속을 떠나) 구조본에만 20년 가까이 근무했다. 직제표만 따지는 것은 전형적인 형식논리”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또 전·현직 임원 12명 이름으로 된 삼성생명 주식 차명 지분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으로 이건희 회장의 것이라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수사를 이 회장 쪽에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삼성 쪽의 시도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행복한 눈물> 등 미술품 수사도 별 진전이 없다. 홍송원(55) 서미갤러리 대표는 특검팀에 “홍라희씨에게 구입 여부를 결정하도록 4~5개월 정도 빌려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도 애초 “홍라희씨 개인 돈으로 구입했다”고 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돌려줬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이 그림이 사실상 홍 대표 소유로 결론날 것이라는 관측도 특검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수사 초기에 용인 에버랜드 창고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미술품 수천점의 조사도 두 달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다. 삼성문화재단은 창고에 보관된 미술품 7천여점의 목록을 뒤늦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규모가 워낙 커 재단 소유의 미술품인지 홍라희씨가 비자금으로 구입한 작품들이 있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쪽은 애초 에버랜드 창고 압수수색 당시에는 미술품 목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삼성문화재단이 제출한 목록이 ‘특검팀 제출용’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검팀은 “수사 의지가 없다”고 집중적 비판을 받아온 삼성의 정·관계 불법 로비 수사에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지만, 또한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2일 최주현(54) 전략기획실 부사장과 이정복(50) 삼성전자 상무보를 조사한 데 이어, 23일에도 이상대(61) 삼성물산 사장과 제진훈(61) 제일모직 사장, 배정충(63) 삼성생명 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돈을 전달했다고 밝힌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정기적으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채진 검찰총장 등은 공소시효가 끝났거나 증거 불충분이라는 이유로 불기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삼성 ‘말바꾸기’에 휘둘리는 특검
▶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삼성 시나리오’대로 끝나나
▶ 특검 ‘숨진 박재중’ 소환할 수도 없고…
▶ 삼성생명 ‘차명주식’ 전략기획실 개입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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