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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삼성 시나리오’대로 끝나나

등록 2008-03-24 07:41수정 2008-03-24 08:05

삼성, 에버랜드 CB ‘유석렬 끼워넣기’에
특검, 수사 핵심서 ‘김인주’ 제외 움직임
이재용-김인주 후계구도 지키기 가시화
2차 수사기간 연장(15일)을 해도 한 달 남짓 남은 삼성 특검팀 수사가 삼성의 ‘시나리오’대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여러 불법 의혹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의 경영권 불법 승계를 법적으로 ‘털어주는’ 쪽으로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최근 경영권 불법 승계의 핵심 고리인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에 대한 이학수 부회장의 진술과, 이에 ‘만족’하려는 듯한 특검팀의 태도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지난 13일 특검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이(e)삼성 관련 주식매입 사건 피고발인 28명 모두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릴 때만 해도, 비난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본부의 개입을 확인한 것만은 의미가 있다는 분위기였다. 경영권 승계의 종착점인 이삼성 사건에 구조본이 개입했다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역시 구조본이 주도했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학수 부회장은 특검팀 조사에서 ‘유석렬 카드’를 꺼냈다. 1996년 유석렬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현 삼성카드 사장)이 전환사채 발행 기획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진술은 ‘이학수-김인주-박재중’에서 ‘이학수-유석렬-박재중’으로 수사 방향을 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과 유석렬 사장이 ‘개인적으로’ 이를 기획했다며 ‘포스트 이학수’라는 김인주 사장을 보호하고, ‘이재용-김인주’로 짝지어진 후계구도를 지키려 한다는 뜻이다. 삼성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에서도 입장을 뒤집으며 결과적으로 수사에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특검팀의 태도도 석연찮다. 특검팀 관계자는 “검찰 수사단계부터 에버랜드 사건은 김인주가 아닌 ‘이학수-유석렬-박재중’ 라인에 중점을 두고 수사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인주 사장의 구조본 재무팀에서의 역할은 검찰의 세풍(1998년), 대선자금(2003년), 엑스파일 수사(2005년)로 여러번 확인됐다.

비자금을 이용한 미술품 구입 의혹도 별 성과가 없다. 미술계의 한 인사는 “구매자의 주문 없이 일개 화랑이 <행복한 눈물>처럼 고가의 작품을 사서 구매를 권유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장기 대여’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다른 미술계 인사는 “고가의 작품들만 추려 운송업체만 제대로 조사해도 그림이 언제, 어디로 들어와 최종적으로 어디로 배달됐는지 확인된다”며, 수사가 속도를 못내는 것을 의아해했다. 삼성생명 차명주식 배당금의 일부가 미술품 구입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긴 했지만, 돈의 성격을 못 밝히면 형사처벌도 어렵다.

삼성 쪽 주요 소환자들과 독대를 한 조준웅 특검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과 협상한다’는 비난에도 아랑곳없이 조 특검은 독대를 멈추지 않았다. 이학수 부회장이 최근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이나 삼성생명 차명 주식과 관련해 “진전된” 진술을 내놓는 것도 모종의 ‘조율’의 결과일 수 있다는 관측도 따라붙는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삼성 ‘말바꾸기’에 휘둘리는 특검
▶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삼성 시나리오’대로 끝나나
▶ 특검 ‘숨진 박재중’ 소환할 수도 없고…
▶ 삼성생명 ‘차명주식’ 전략기획실 개입 수사
▶ 삼성생명 차명주식 비자금 규명 빗겨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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