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전 사장 등 소환…대선자금 부분 “확인중”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은 27일 김홍기(61) 전 삼성에스디에스(SDS) 사장과 김종환(60) 전 삼성에스디에스 전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1999년 삼성에스디에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과정에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비상장사인 삼성에스디에스는 당시 긴급자금 조달 명목으로 신주인수권부 사채 230억원어치를 발행해 이 회장 자녀인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와 이부진(38) 호텔신라 상무, 이학수(62) 부회장, 김인주(50) 사장 등 6명에게 주당 7150원의 헐값에 넘겼다.
참여연대는 당시 삼성에스디에스 주식이 장외에서 주당 5만4천~5만7천원에 거래됐다며, 김홍기 사장 등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가격도 회계법인 평가를 거쳤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김용철(50) 변호사는 삼일회계법인이 삼성 계열사의 분식을 알면서도 향응을 제공받고 적정의견을 내는 등 삼성과 유착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한 바 있어, 특검팀이 에스디에스 사건에서 검찰과 다른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권태명(49) 삼성화재 상무보도 불러 삼성화재가 보험금을 빼돌려 만든 비자금 10억원의 사용처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 돈의 일부가 전략기획실로 보내져 로비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또 황백(55) 제일모직 부사장을 소환해 삼성테크윈 재직 때(2000~2006년)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조사했다. 이 회장의 재산 관리를 맡고 있는 전용배(46) 전략기획실 관재파트 상무도 다시 출석해, 삼성생명 차명주식과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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