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당코리 테일러 대표, 부경대 명예박사학위
이영재 당코리 테일러 대표, 부경대 명예박사학위
양복 짓는 일에 40년을 바쳐온 양복점 주인이 ‘디자인 박사’가 됐다.
부산의 대표적인 맞춤 신사복 브랜드인 ‘당코리 테일러’ 이영재(61·사진) 대표가 28일 부경대에서 디자인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쪽은 “우리나라 근·현대 남성복 산업의 산 증인에다, 디자인 재단 봉제 가공 코디 착장 의전 등을 망라하는 남성복식 전 분야에 걸친 전문가로서, 국내 패션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축적해 온 기술을 후학들에게 전수해 온 공로를 인정해 명예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969년 재단사로 처음 양복업계에 발을 내디딘 뒤 76년 당코리(우리말 단골이의 변형) 테일러를 창업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젊은 시절 일부러 목욕탕의 때밀이까지 해가며 뼈와 근육은 물론 피부상태에 이르기까지 인체구조를 면밀히 파악해 우리 몸에 편하고 건강에도 좋은 최고의 신사복을 만드는 데 힘써 왔다. 그는 또 ‘머리에서 발끝까지’ 남성의 멋을 창출하기 위해 이발과 구두 제조기술도 익혔으며, 각종 패션쇼와 강의, 저술활동 등을 통해 어떻게 옷을 격에 맞게 입어야하는지를 알리는 일에도 노력해 왔다.
그는 3년 전부터 간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당코리’는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등 외국에서도 주문이 올 정도로 유명 브랜드가 됐다”며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 그는 당코리를 세계 명품으로 가꾸고, 올바른 착장법을 정착시켜 한국 남성을 세계적인 신사로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부산양복협회와 부산디자인협회 회장과 국제기능올림픽(양복 부문) 출제위원, 2002 아시안게임 유니폼 자문위원 등을 맡고, <옷은 사람이다>, <신사복 미학> 등의 책도 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부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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