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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용의자 “자수하려 했었다”

등록 2008-04-01 00:22

사우나서 목욕하다 탐문수사 경찰에 체포

경기도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모(41)씨는 31일 경찰에 체포되면서 "안 그래도 자수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던 이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이날 지하철 수서역 일대에 형사들을 급파해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었으며 형사 3명이 사우나직원에게 사건 당일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현행범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진을 본 사우나 직원 정모(43)씨는 "사진이 워낙 흐리게 나와 정확하지는 않지만 손님 중에 이런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사우나 내부로 들어가 확인한 뒤 "탈의실 옆 흡연실에서 담배피우는 사람이 사진에 나오는 용의자와 비슷하다"고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 흡연실에서 옷을 벗은 채 담배를 피던 용의자 이씨를 발견하고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씨는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을 보면서도 그다지 놀라는 기색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안 그래도 자수를 하려고 했다"고 말한 뒤 담배를 끄고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늦게 찜질방을 겸해 운영되는 이 사우나를 찾아왔으나 찜질방은 이용하지 않은 채 가벼운 샤워만 했으며 체포될 때까지 범행 당일 입었던 군청색 점퍼와 군용무늬 모자까지 그대로 쓰고 있었다.

한편 수서역 주변 상인들 가운데 일부는 "이씨가 자주 이 곳을 오갔다"며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수서역 인근의 한 포장마차 주인은 "이씨가 이 근처에 사는 것으로 안다"며 "평소 오가며 인사도 잘 하고 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가 체포된 사우나의 한 직원도 "이씨가 한 달 전에도 사우나에 와서 목욕을 하고 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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