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삼성 경영 빨간불? 속보이는 재계의 특검수사 ‘어깃장’

등록 2008-04-01 20:03수정 2008-04-01 20:35

김남일 기자
김남일 기자
현장에서
“삼성 특검 수사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는데, 상관관계가 있는가?” “회원사들로부터 강제로 청원서를 받았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인가?”

지난달 31일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기자실. ‘삼성 특검 수사 조기 종결’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자청한 중소기업중앙회와 삼성전자 협력회사 모임인 ‘협성회’ 회장단은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얼굴에는 당혹한 표정이 역력했다.

협성회의 이세용 회장은 ‘수사와 경영 악화의 상관관계’를 따져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단지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심리적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경영과 수사는 분리될 수 없다”고 궁색하게 답변했다. 회원사들로부터 강제로 청원서를 받았다는 의혹 제기는 더욱 난처한 질문이었다. 결국 이 회장은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100% 찬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물러섰다.

삼성 특검의 조기 종결을 요구하는 입장 발표를 한 곳은 협력업체들만이 아니다. 1일에는 재계의 맏형 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가 특검 수사기간 재연장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재계는 재벌 총수와 관련된 불법 행위가 탄로날 때마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들어 수사에 어깃장을 놓곤 했다. 이번에도 또다시 똑같은 낡은 레코드판이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2003년 분식회계로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에스케이그룹은 이를 오히려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다. 그 결과 2003년 에스케이㈜의 당기순이익은 3조9천억원으로 전년도에 견줘 3배 가까이나 늘었다. 2006년 정몽구 회장이 구속된 현대차도 사건 직후 외국 공장 건설이 지연되는 등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현대차의 자산 규모와 당기순이익은 1년 사이 각각 24.2%, 49.2%나 증가했다. 수사가 경영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꼭 진실은 아닌 셈이다.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기간은 최장 105일이지만, 삼성생명 차명주식 건 하나만을 수사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금은 재계가 ‘삼성 응원단’으로 나서기보다는 조용히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때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