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씨
특검, 미술품 구입자금 조사
‘면죄부 모양 갖추기’ 논란
‘면죄부 모양 갖추기’ 논란
이건희(66)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63)씨가 2일 오후 3시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특검팀은 조사 뒤 비자금으로 값비싼 외국 미술품을 사들였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 등의 차명계좌와 삼성생명 차명주식 배당금에서 일부 미술품 대금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무혐의 처분 방침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3면
윤정석 특검보는 1일 “홍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기초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미술품들을 어떻게 구입했는지, 구입 자금은 개인돈인지 회삿돈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윤 특검보는 “(그 밖의) 삼성 일가 미술품 구입 의혹도 필요하면 추가로 조사할 수 있다”면서도 “미술품 수사는 마무리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행복한 눈물>의 실소유주를 홍송원(55) 서미갤러리 대표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미국 경매업체 크리스티에 다른 작품들 값을 치르지 못해, 크리스티 쪽에서 <행복한 눈물>에 질권을 설정했다”며 특검팀에 관련 자료를 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홍 대표 소유라는 것이 어느 정도 소명이 됐다”며 “김용철 변호사가 ‘크리스티에서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밝힌 미술품 30점도 삼성 쪽으로 넘어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에버랜드 근처 창고에서 발견된 미술품 수천점도 홍라희씨 개인 소유가 아닌 삼성문화재단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학수(62)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 등을 불러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이 회장의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늦어도 7일께까지는 이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김성환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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