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학기초 불법찬조금 기승…아이에 불이익갈까 ‘울며 겨자먹기’

등록 2008-04-02 23:06

파주 송화초 학부모회비 주요 지출 내용
파주 송화초 학부모회비 주요 지출 내용
일부 학부모회 직접 요구…문자로 계좌번호
경기 파주시 송화초등학교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지난 주 학부모총회에 갔다가 ‘2007학년도 학부모회 결산 보고서’라는 문서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 보고서에는 학부모회가 지난해 학부모회비(찬조금)로 550여만원을 걷고 두 차례 바자회를 열어 400만원이 넘는 수익금을 모았으며, 이 돈을 보건실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썼다는 구체적인 출납 사실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학부모회장이 ‘회비는 지난해 수준으로 하자’며 돈 낼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며 “아이를 생각하니 항의할 생각은 꿈도 못꿨다”고 말했다.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되풀이돼 온 일선 학교의 불법 찬조금 모금 관행이 올해도 여전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학부모회 등이 자체 모금을 하거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없이 학교시설 개선비용을 걷는 것은 불법인데도, 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지난해부터 각 시·도교육청은 ‘엄중 처벌’ 지침 공문을 학교에 보내는 등 감독 강화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지역 다른 초등학교 학부모는 “부반장 어머니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계좌번호가 찍히면 그 계좌로 10만원씩 입금하라’고 말했다”며 “어머니회는 5만원, 체육진흥회는 10만원이라는데 뭘 하는 단체인지도 모른 채 내야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학부모 회비가 15만원인데, 지난해까지 가입 인원이 학급별로 4명씩 할당됐지만 학부모들이 기피하니까 올해는 2명씩으로 줄였다”며 “걷은 돈으로 교사들에게 체육복을 사 주거나 식사를 대접한다”고 말했다. 강원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부모들 원성이 자자하지만 함께 문제제기하자는 말엔 꺼리더라”며 “아이들이 볼모니 뭘 어쩌겠느냐”고 씁쓸해 했다.

최근 교육청이 학교에 ‘찬조금 모금 금지’ 공문을 보낸 뒤로는, 소수 학급·학생회 임원 학부모에게만 돈을 걷으며 더 큰 액수의 돈을 모으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전의 한 중학교 학부모는 “회장 어머니가 ‘지난해엔 2만원씩 걷었지만, 알려지면 문제가 되니 올해엔 임원들끼리만 35만원씩 내자’고 해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전은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불법 찬조금 모금은 결국 학교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린다”며 “말로만 징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엄격한 처벌 적용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영 유선희 기자 minyo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