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은채 전국을 떠돌며 노숙생활을 해온 50대 남자가 검찰의 도움으로 그리던 가족을 찾았다.
김석주(53) 씨는 21살 때인 1975년 충남 공주에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경기 시흥의 집으로 돌아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고 가족과 헤어졌다.
9남매 중 둘째인 김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19살때 돈을 벌러 시흥으로 올라와 목장에서 일하던 중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을 듣고 장례를 치르러 고향인 공주에 내려갔다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머리를 다쳐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해 가족과 생이별을 했던 그는 이후 신원이 불확실하고 사고 영향으로 말씨와 행동이 모두 어눌해져 취직도 못한 채 전국을 떠도는 노숙자로 전락했다.
그러다 지난 2월29일 평택역 부근에서 노숙생활을 하면서 구걸로 얻은 2만원을 다른 노숙자에게 빼앗기자 인근 경찰지구대를 찾아가 순찰차를 걷어차는 등 행패를 부리다 입건돼 다음날 구속됐다.
지난달 10일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 평택지청 허준 검사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자신의 이름과 가족관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김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듣고 가족을 찾아 나섰다.
우선 김씨의 지문을 떠 범죄경력을 조회했고 그 결과 20여년 전 폭력 행위로 입건된 사실이 확인돼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알아냈다. 이어 호적등본과 제적등본을 통해 가족을 파악해 수소문한 끝에 김씨의 어머니(82)와 큰형(56)이 충남 공주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 감격적인 만남을 주선하게 됐다. 가슴 한 켠에 생사조차 모르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온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21일 허 검사의 도움으로 평택지청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와 33년 만에 극적인 상봉을 했고, 김씨는 4월3일 보석으로 석방돼 그리던 가족의 품에 안겼다. 김씨의 어머니는 3일 석방된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죽은 줄 알았는데 오래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긴다"며 눈시울을 적셨고 김씨는 가족을 찾게 도와준 허준 검사를 찾아 "33년동안 가족이 있는 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가족을 찾게게 돼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사편지를 전했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 (평택=연합뉴스)
우선 김씨의 지문을 떠 범죄경력을 조회했고 그 결과 20여년 전 폭력 행위로 입건된 사실이 확인돼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알아냈다. 이어 호적등본과 제적등본을 통해 가족을 파악해 수소문한 끝에 김씨의 어머니(82)와 큰형(56)이 충남 공주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 감격적인 만남을 주선하게 됐다. 가슴 한 켠에 생사조차 모르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온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21일 허 검사의 도움으로 평택지청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와 33년 만에 극적인 상봉을 했고, 김씨는 4월3일 보석으로 석방돼 그리던 가족의 품에 안겼다. 김씨의 어머니는 3일 석방된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죽은 줄 알았는데 오래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긴다"며 눈시울을 적셨고 김씨는 가족을 찾게 도와준 허준 검사를 찾아 "33년동안 가족이 있는 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가족을 찾게게 돼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사편지를 전했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 (평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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