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특검 출두 -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조사를 받기위해 4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 출두…기자들 질문에 ‘없어요’, ‘아니오’ 답해
“삼성 범죄집단 아니다…여러분이 문제 있지 않나”
“삼성 범죄집단 아니다…여러분이 문제 있지 않나”
이건희(66)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등 삼성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 회장은 4일 오후 1시 59분 담당 변호사와 비서 1명과 함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에스다이이 울산공장 노동자와 진보연대 회원 등은 “이건희를 구속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 회장이 특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300여명이 넘는 취재진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이 회장이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 이후 13년 만이다.
[현장] 이건희 회장 13년만에 검찰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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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기억이 없다”거나 “아니오”라고 비교적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특검 수사의 쟁점인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이 회장은 “실권을 직접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했고, “삼성생명 차명주식이고 고 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이라는데 상속 받은 것이 맞느냐”고 묻자 “난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한 일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적이 없다”고 말했고, “경영권 불법 승계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도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범죄집단으로 몰리는 상황에 누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옮긴 여러분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포토라인을 벗어나 7층 조사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국민들을 향해 “소란을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고, 진실이든 아니든 이런 일이 없어야 되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이런 사태에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그룹 회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기자들과 2분여의 짤막한 인터뷰를 끝내고, 곧바로 7층 조사실로 올라가 조준웅 특검을 짧게 만난 뒤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이 회장의 소환에 앞서 삼성에스디아이 울산공장 노동자와 진보연대, 진보신당 등이 이 회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를 잇따라 벌였고, 삼성특검반대범국민연대 소속 회원 100여명도 “삼성 특검을 즉각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전의경 2개중대를 비롯 300여명을 특검 사무실 주변에 배치해 양쪽의 충돌에 대비했다. <한겨레> 취재·영상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출두하는 이건희회장 -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출두하고 있다. 이회장이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는 것은 13년만의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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