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법조계 등 반응
“법·국민 우롱…특검과 봐주기 협약 했나”
일부선 “쪽박 깨가며 성숙한 기업 만들건가”
귀가 현장 / 이 회장 “100% 시인은 아니다…국민에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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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이 4일 특검에 출석하면서 쏟아낸 발언은 미리 작정하고 나온 듯 거침없었다. 이날 이 회장은 국내 최대 그룹 총수다운 자신감은 보여줬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로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동안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삼성의 비리 의혹에 대해 줄기차게 진실규명을 요구했던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이 회장의 태도로 볼 때 이미 특검과 봐주기 협약이 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지금껏 이 회장 일가의 불법 행위를 밝혀내기 위해 진행됐던 수많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결국 이번에도 삼성은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전혀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뜻을 보여줬다. 이 회장의 태도를 봤을 때 삼성의 자정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이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언론 등에 책임을 돌리는 것을 보면 뻔뻔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에버랜드 사건을 가장 먼저 주도적으로 제기한 곽노현 방송대 법학과 교수는 “사회 전체가 엄청난 진실규명 비용을 들여 이 회장의 소환까지 이끌어냈는데, 이 회장이 포토라인에 서서 한 얘기에서는 진실성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법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의 법 의식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사과를 한 듯하지만 제기된 의혹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앞뒤가 안 맞는 이런 진지하지 못한 태도는 실망을 넘어 참담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택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에버랜드 사건만 해도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다는 게 밝혀졌고 총수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였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제는 짜맞춘 각본대로 흘러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에서 애초에 부르지 못한 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에버랜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소환 자체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서울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이 회장은 이미 조사를 받았어야 하는데 소환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 아니냐”고 꼬집었다. 특검 수사의 전기를 만든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김 변호사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사제단의 한 신부도 “어이없어서 별로 할 말도 없다”며, 이 회장이 언론 탓을 한 것에 대해 “언론이 평소에 제 역할을 못해서 이 지경이 됐다. 그렇게 들리더라”라고 꼬집었다. 그는 “삼성이 범죄집단이 아니라고 한 말은 맞다”며 “이씨 일가가 범죄집단”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 이건희 회장 13년만에 검찰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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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특검 출석 보도 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달린 댓글도 대부분 이 회장의 태도에 비판적이었다. 네이버의 한 누리꾼(아이디 ‘pound67’)은 “별도의 사과 성명이라도 밝혀줬으면 좋았을 텐데 …”라며 아쉬워했고, 다음의 누리꾼 최영범씨는 “저잣거리의 잡범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며 법을 피해 가려 한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아이디 ‘freemasonkim’)은 “삼성이 잘못된 문화를 하루빨리 청산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가진 쪽박을 깨뜨리면서까지 성숙한 기업을 만들려는 어리석은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신중한 의견을 펴기도 했다. 고제규 길윤형 김지은 기자 unju@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이건희 회장, 의혹 부인하며 언론 비난
▶ 에버랜드CB로 경영권 승계 ‘회장 몰래 처리’ 말 안돼
▶ 특검팀, 이회장 귀가 직전 “출석 때와 다른말 할 것”
▶ 특검, ‘불법 비자금’ 어떤 결론 내릴까
▶ 침통한 삼성 “ …… ”
▶ 사제단 “삼성 아니라 이씨 일가가 범죄집단”
일부선 “쪽박 깨가며 성숙한 기업 만들건가”

그동안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삼성의 비리 의혹에 대해 줄기차게 진실규명을 요구했던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이 회장의 태도로 볼 때 이미 특검과 봐주기 협약이 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지금껏 이 회장 일가의 불법 행위를 밝혀내기 위해 진행됐던 수많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결국 이번에도 삼성은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전혀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뜻을 보여줬다. 이 회장의 태도를 봤을 때 삼성의 자정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이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언론 등에 책임을 돌리는 것을 보면 뻔뻔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에버랜드 사건을 가장 먼저 주도적으로 제기한 곽노현 방송대 법학과 교수는 “사회 전체가 엄청난 진실규명 비용을 들여 이 회장의 소환까지 이끌어냈는데, 이 회장이 포토라인에 서서 한 얘기에서는 진실성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법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의 법 의식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사과를 한 듯하지만 제기된 의혹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앞뒤가 안 맞는 이런 진지하지 못한 태도는 실망을 넘어 참담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택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에버랜드 사건만 해도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다는 게 밝혀졌고 총수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였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제는 짜맞춘 각본대로 흘러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에서 애초에 부르지 못한 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에버랜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소환 자체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서울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이 회장은 이미 조사를 받았어야 하는데 소환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 아니냐”고 꼬집었다. 특검 수사의 전기를 만든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김 변호사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사제단의 한 신부도 “어이없어서 별로 할 말도 없다”며, 이 회장이 언론 탓을 한 것에 대해 “언론이 평소에 제 역할을 못해서 이 지경이 됐다. 그렇게 들리더라”라고 꼬집었다. 그는 “삼성이 범죄집단이 아니라고 한 말은 맞다”며 “이씨 일가가 범죄집단”이라고 덧붙였다.

▶ 이건희 회장, 의혹 부인하며 언론 비난
▶ 에버랜드CB로 경영권 승계 ‘회장 몰래 처리’ 말 안돼
▶ 특검팀, 이회장 귀가 직전 “출석 때와 다른말 할 것”
▶ 특검, ‘불법 비자금’ 어떤 결론 내릴까
▶ 침통한 삼성 “ …… ”
▶ 사제단 “삼성 아니라 이씨 일가가 범죄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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