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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출판사 편집장들의 ‘책편지’

등록 2008-04-04 20:11수정 2008-04-04 20:14

책 안 읽는 대학생들 위해
성대, 도서관앞 ‘100인 캠페인’
4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도서관 안 열람실.

들머리에 세움간판 형태의 한 전시물이 세워져 있다. ‘편집장 릴레이 편지’란 글 아래 <아름다움을 훔치다>란 책 제목과 표지 사진이 시선에 들어온다. ‘몸으로 찍는 사진가’라고 불리는 김수남의 산문집을 출판사 청어람미디어의 이선희 인문예술팀장이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책 안 읽는’ 대학생들에게 출판사 편집장들이 릴레이 형태로 ‘사랑의 책편지’를 보내 화제다. 성균관대는 지난 1일부터 출판사 편집장에게 서평를 받아 도서관 정문에 배치하는 ‘편집장 100인의 릴레이 책편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처음 소개된 책은 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이었다. 편지의 ‘보낸’이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많이 펴낸 휴머니스트의 편집주간인 한필훈(44)씨였다. 한씨는 이 책을 고른 취지에 대해 “경쟁이 극한으로 치달은 우리 사회가 책 내용처럼 1932년 미국의 대공황과 닮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극한의 삶에 편입되기보다 니어링 부부처럼 대안적인 삶을 살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편지 캠페인은 이 대학 학술정보관의 ‘기획 작품’이다. 정보관의 박기화 학술지원팀장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사회 현상이 주는 생존의 절박함이 도서관에서 교양서적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아 간 것 같다”며 “대학생들에게 책을 통한 소통과 중요성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이 그리 뜨거운 건 아니지만, 예상보다는 괜찮은 수준이란 게 학술정보관의 자평이다. 이 대학 경영학과 3년생인 박상현(25)씨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시간을 보내다보면 가끔 ‘지금 내가 과연 잘살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며 “특히 한 편집주간의 독서편지는 내가 하는 일들이 내 삶을 얽어매고 있다는 의문을 들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번째 책편지를 준비 중인 손철주 학고재 편집주간(54)은 “책보다 밥이 앞서는 사회에서 대학생들만 나무랄 수 있겠냐”며 “이 캠페인으로 학생들이 좋은 책을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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