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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 회장 출두땐 의혹 부인, 귀가땐 일부 시인

등록 2008-04-05 08:40수정 2008-04-06 11:02

“특검 수사결과 겸허히 받아들여…제가 책임져야…”
이건희(66) 삼성그룹 회장이 4일 오후 특검에 출석할 당시 각종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가 조사 후 귀가할 때는 국민께 사과하며 특검 수사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이 회장이 불법 경영권 승계 지시 등 중대 혐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일부 증거가 명백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을 시인하고 도의적 책임도 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하자 당황하는 기색 없이 조목조목 의견을 밝혔다.

공개 석상에서는 말을 아끼는 이 회장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입장 표명이었다.

우선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과 관련, 계열사측에 지분 인수를 포기할 것을 직접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고 대답하며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도록 시켰는지에 대해 "한 적 없어요"라고 답했고 정ㆍ관계 로비를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습니다"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11시간 가까이 강도높은 조사가 진행된 후인 5일 오전 0시40분께 조사실을 나온 이 회장의 태도는 좀 달라졌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그 전에 국민 여러분께 말을 먼저 하겠다"며 운을 뗐다.


이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고 삼성 문제로 이런 소란을 피워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고 "특검 수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사 승복 의사도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가 책임져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자 그는 의혹 모두를 사실로 시인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세습, 정ㆍ관계 뇌물제공 등 3대 의혹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건 수에 따라서..100% 인정은 안되고.."라고 말했다.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사안인 에버랜드 사건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내가 지시한 것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러한 태도 변화에 대해 이 회장이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은 에버랜드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의혹을 부인하고 이미 물증이 갖춰진 차명계좌 개설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일부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특검 사무실 안팎에는 내외신 취재진 300여명이 몰려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남색 줄무늬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멘 이 회장은 변호인의 동행 속에 특검 사무실에 나왔고 특검 건물 주변에는 100여명이 모여 특검수사를 놓고 찬반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장은 자장면과 군만두 등 중국요리로 저녁식사를 했으며 수사진의 신문에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는 과정에서 취재기자들과 삼성측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특검 주변에 3개 중대 27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

--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과 계열사들의 실권(失權)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했나

▲그 전에 국민 여러분께 아침에 할 말을 잊어버렸다. 그것부터 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고 삼성 문제로 이런 소란을 피워 대단히 송구스럽다. 특검 수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모든 것에 대해 제 책임으로 제가 책임져야 할 것으로 알고 있다.

-- 비자금 조성 의혹ㆍ불법 경영권 승계ㆍ불법 로비 의혹에 대해 책임을 인정했나

▲건수에 따라. 다 100% 인정은 안되고.

-- 에버랜드 사건 관련 직접 지시를 했나

▲내가 지시한 건 없다.

-- 어느 부분을 인정했나.

▲내 입은 하나고 다섯분이 한꺼번에 덤벼드니까 도저히 대답할 타이밍이...기회가 없네.

귀가 현장 / 이 회장 “100% 시인은 아니다…국민에 죄송”

[%%TAGSTORY1%%]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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