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각발이 판사’ 조무제(63·사진) 전 대법관이 제1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산법률문화재단(이사장 윤관 전 대법원장)은 20일 “조무제 전 대법관은 1970년 판사로 임관해 지난해 대법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장 모범적인 법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법조인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법관에 대한 신뢰와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 전 대법관은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 당시 6400여만 원을 신고해 고위법관 103명 가운데 꼴찌를 차지함으로써 ‘꼴찌판사’ ‘딸깍발이 판사’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부득이하게 전별금을 받더라도 전액 법원 도서관에 도서구입비로 기부해 청빈법관의 대명사가 됐다. 특히 그는 대법관 시절 원룸을 얻어 자취를 하며 비서관마저 두지 않고 생활했으며, 퇴직 이후에는 온갖 대형 로펌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후학 양성을 위해 모교인 동아대 석좌교수를 맡아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조 전 대법관이 영산법률문화상의 상금 3천만 원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벌써부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영산법률문화재단 관계자는 “조 전 대법관이 ‘자격이 없는 부족한 사람’이라며 상 받기를 거부해 그를 수상자로 선정하는 것보다, 그에게서 수상자 수락을 받는 것이 훨씬 힘들었다”며 “시상식 등 모든 사항을 검소하게 하는 조건으로 간신히 상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22일 저녁 6시30분 서울 조선호텔에서 전·현직 대법관 25명 모두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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