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열린 울산 고래축제 거리행진에서 학생들이 고래모형을 잡고 행진하고 있다. 울산고래축제추진위원회 제공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 포경을 금지하기 전, 국내 고래잡이의 중심이었던 울산시 남구 장생포에서 ‘고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장생포항이 있는 울산 남구가 고래잡이 허용을 촉구하는 서명에 들어가기로 한 반면, 환경단체는 남구가 주최해 온 고래축제가 불법 고래고기 판매장이라며 폐지 운동을 벌일 태세다.
김두겸 울산시 남구청장은 6일 “울산의 전통문화인 고래고기 문화를 잇기 위해 고래잡이가 불가피하다”며 “시민 서명운동을 통해 정부에 고래잡이 재개를 정식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또 “외국과 달리 한국은 길이 4m 이하의 돌고래까지도 잡지 말아야 할 ‘(희귀) 고래류’로 분류하고 있다”며 법 개정 운동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남구는 14번째를 맞는 고래축제를 오는 5월 15~18일 장생포 해양공원 등에서 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전국의 환경단체들과 함께 고래축제 폐지 운동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울산 정자항에서 고래보호 캠페인을 벌인 울산환경연은 이달 말 전국회의에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은 1978년 국제포경위원회에 가입했으며, 고래가 죽은 채 발견(좌초)되거나 그물에 우연히 걸리는 경우(혼획)에만 제한적으로 판매를 허용할 뿐 고래잡이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오영애 울산환경연 사무처장은 “선원과 업자들은 불법을 감추기 위해 작살 대신 그물을 사용해 고래를 잡으면서 이를 ‘혼획’이라고 주장한다”며 “한마리 값이 수천만원에 이르는 혼획 고래를 개인에게 주지 말고, 국가가 환수해야 고래를 불법 포획하는 관행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